민주당 ‘유치원 3법’‧한국당 ‘고용세습 국조’…야3당 “선거제도 개혁안부터”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 대표 및 소속의원과 당직자들이 12일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치원 3법’을 포함한 산적한 민생법안과 선거제도 개혁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임시국회 개의에 여야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모습이다.

여야 지도부가 12일 ‘12월 임시국회’의 필요성을 한 목소리로 언급하면서다. 다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유치원 3법’, 자유한국당은 ‘공공기관 고용세습 국정조사’,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 3당은 ‘선거제도 개혁’ 등에 방점을 찍으며 우선순위에는 여전한 차이를 보였다.

우선 민주당은 임시국회 개의 명분으로 ‘연내 유치원 3법 통과’를 강조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올해가 가기 전에 반드시 '유치원 3법'을 통과시켜 아이들과 학부모, 교사들이 걱정하지 않게 해야 한다”며 “홍영표 원내대표가 나경원 원내대표와 협의해 12월 임시국회를 개최하고 유치원 3법을 포함한 민생개혁 입법을 잘 처리하도록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야 3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을 중심으로 한 선거제도 개편 문제의 올해 내 처리를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민주당이 ‘유치원 3법 카드’를 우선적으로 꺼내들었다는 점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정기국회에서 유치원 3법 처리가 불발되면서, 민주당을 향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선거제도 개혁 문제에 대해서는 ‘내년 1월 중 국회 정치개혁특별윈회에서 개혁안 합의‧2월 임시국회 처리’ 방침도 밝혔다. 올해 말까지 예정됐던 정개특위의 활동시한을 연장하고, 특위를 통해 내년 초 결론을 내리겠다는 것이다.

선거제도 개혁안 도출 시기와 최종 의결 시기를 못 박으면서 기존 입장에서 진일보하기는 했지만 정개특위 논의의 한계, 한국당의 반발 등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선거제도 개혁 문제에 대한 논의에 속도가 붙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민주당의 방침에 야 3당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야 5당 대표와 문재인 대통령의 담판 또는 민주당과 한국당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합의안’ 마련 등이 전제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기존 입장 재확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들은 민주당의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우선 합의’ 제안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민주당이 나서서 한국당을 설득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야 3당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임시국회에서도 선거제도 개혁 문제보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공공기관 고용세습 국정조사를 관철시키겠다는 게 한국당의 계획이다.

나경원 한국당 신임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같은 경우에는 의원정수 확대 없이는 이뤄지기 어려워 국민 정서가 공감해주실 수 있는지 모르겠다. 전체적으로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단은 당장 연동형 비례대표제 문제를 생각하는 것보다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활동 시한 등의 부분부터 살펴보는 게 맞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몇 가지 긴급한 사안이 있기 때문에 12월 임시국회 소집의 필요성은 있다”면서, 시급한 현안으로 고용세습 국조를 꼽았다.

임시국회 의제 관련 여야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성과 없는 임시국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관계자는 “정당들의 필요에 따라 임시국회가 열리기는 하겠지만 특별한 합의는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주목받고 있는 유치원 3법, 선거제도 등에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한국당 관계자 또한 “문제가 되고 있는 현안들에 대한 합의과정은 각 정당들이 ‘양보할 수 없는 지점’에 서있어 난항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 중인 정의당 이정미 대표를 찾아와 얘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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