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공간 활용도, 첨단 편의‧안전 사양에 부드러운 주행감 돋보여

현대차 팰리세이드 주행. /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가 높은 공간 활용도와 함께 첨단 안전‧편의 사양을 앞세워 패밀리 SUV로서의 매력을 드러냈다. 탁 트인 공간감과 쾌적한 실내 공간 구성이 체급이 큰 차로서 발휘할 수 있는 장점을 십분 살렸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지난 11일 팰리세이드를 공식 출시하고 판매에 돌입했다. 팰리세이드는 현대차가 선보이는 올해 마지막 신차이자 코나-투싼-싼타페에서 이어지는 SUV 전열을 완성하는 플래그십 모델로서 받는 기대가 크다. 사전계약 시작 이후 지난 10일까지 영업일 8일 동안 단번에 2만506대가 계약되면서 흥행 청신호도 밝혔다. 

뜨거운 시장 반응은 대형 SUV에 대한 견고한 수요를 드러내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가 단순히 ‘큰 차’를 넘어 SUV로서의 폭 넓은 활용도를 갖췄다고 강조한다. 운전 편의·안전 사양을 더하고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등  상품성을 강화해 경쟁력을 발휘하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11일 팰리세이드에 직접 타 이 같은 전략이 유효할지 확인해봤다. 시승은 경기도 용인시 M&C 웍스 스튜디오에서 세종 천문대까지 왕복 158㎞ 거리에서 편도로 이뤄졌으며, 2.2 디젤 프레스티지 트림 풀옵션 모델을 시승했다.

 

지난 11일 경기도 여주시 세종천문대 인근에 주차된 팰리세이드. /사진=윤시지 기자

우선 최대 8인승 차량임에도 미니밴 같지 않은 외모가 눈에 들어왔다. 전면을 꽉 채운 대형 그릴과 굵직한 볼륨감은 다인승 차량을 넘어 SUV 이미지를 강조하기 충분했다. 여기에 수직으로 떨어지는 세로형 주간 주행등엔 코나, 싼타페와는 또 다른 ‘플래그십’으로서의 차별성을 담아냈다.

운전석을 열고 들어선 1열에선 수평감이 강조된 대쉬보드가 눈에 띄었다. 널찍한 가로형 10.25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함께 목재 느낌을 주는 내장재가 부분적으로 적용돼 깔끔한 느낌이 강하다. 탁 트인 공간감은 2열에서 보다 두드러졌다. 2열 좌석을 끝까지 뒤로 밀고 젖히자 다리를 뻗을 수 있는 널찍한 레그룸이 생겼다.  

 

팰리세이드 1열 내부. / 사진=윤시지 기자

후석을 중심으로 탑재된 편의, 첨단사양도 돋보였다. 모든 좌석엔 공조기기의 바람이 직접 승객에게 가지 않도록 조절하는 ‘루프에어벤트’가 적용됐다. 또 트렁크 측면에 위치한 파워폴딩 시트 버튼을 눌러서 3열 좌석을 쉽게 접고 펴는 등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편의 기능이 적용됐다. 적재 공간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은 패밀리 SUV를 넘어 레저 수요를 공략하기에도 충분한 부분으로 보인다. 

도로 주행에 나서자 육중한 몸집과 달리 가볍고 부드러운 주행질감을 체감할 수 있었다. 도심 골목과 도로를 중심으로 서행할 땐 높은 정숙성과 함께 디젤차 특유의 덜덜거리는 잔떨림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고속도로에 들어서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고 보다 적극적인 변속을 시도했다. 이 차는 드라이브, 험로주행 모드 등 두 가지 주행 모드를 지원하며, 이중 드라이브 모드는 컴포트, 에코, 스포츠, 스마트 모드로 구성된다. 시승 모델의 경우 디젤 R2.2 e-VGT 엔진과 전륜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의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힘껏 가속 페달을 밟자 엔진소리가 한층 커지며 순간 가속력이 높아졌다. 차급 자체가 크고 안정적인 주행감을 강조한 모델이다보니 시속 130km 이상 구간에선 가속에 다소 지체가 발생하기도 했다. 

 

고속 주행 시 차내 정숙성과 노면 진동 수준도 양호했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차로이탈 방지 보조(LKA), 하이빔 보조 등 첨단 지능형 주행안전기술(ADAS)이 기본 적용돼 안전 운전과 편의를 도왔다. 차체가 크다보니 차선을 바꿀 땐 후측방 사각지대를 영상으로 제공하는 후측방 카메라 기능도 유용했다. 다만 다소 딱딱한 서스펜션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축간거리(휠베이스)가 길고 차급 자체가 크다보니 과속방지턱을 넘거나 도로 요철을 지날 때마다 다소 덜컹거리는 느낌이 있다. 

 

자갈밭, 모래밭을 지나는 험로 체험 코스에선 현대차 최초로 적용된 험로 주행 모드를 직접 활용해 볼 수 있었다. 이 차엔 드라이브 모드와 노면상태에 따라 네 바퀴의 구동력을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전자식 4륜구동 시스템이 탑재됐다. 주행 모드를 전환하고 자갈밭에 들어서자 거친 노면에서도 네 바퀴를 굴리며 차체를 꾸준히 밀어 올리기 시작했다. 묵직하고 안정적이기보다 가벼운 느낌이 강한 스티어링휠은 거친 노면에서 주행 시 조향감에 다소 아쉬움을 줬다. 

 

'패밀리 SUV'를 표방하는 팰리세이드가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레저 수요가 늘면서 SUV 열풍이 불고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대형 SUV 시장을 선점하던 시장 강자들이 있어서다. 우선 가격 경쟁면에선 크게 뒤처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팰리세이드의 판매가격은 2WD 7인승 기준 디젤 2.2모델 3622만~4177만원, 가솔린 3.8 모델 3475만~4030만원으로 책정됐다. 같은 차급 포드 익스플로러 가솔린 모델이 5460만~5710만원, 쌍용차의 G4 렉스턴 디젤 모델이 3448만~4605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경쟁 모델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마케팅을 펼치기 좋은 지점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동급 최고의 상품성을 갖춘 팰리세이드가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뛰어난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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