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바이오업계 회계이슈…제약·바이오 업종 불확실성 추가

분식회계 판정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됐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거래를 재개하면서 바이오 업종 투자 기대감이 되살아 나고 있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거래가 재개된 이날 국내 바이오 업계 대표 종목인 셀트리온의 계열사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분식 의혹이 번지고 있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감리 착수 보도가 나왔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보유한 국내 판권을 셀트리온이 다시 사들이는 과정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영업적자를 면하도록 회계처리를 조작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지속적으로 쏟아지던 가공 매출 가능성 역시 부각됐다. 셀트리온은 생산된 제품을 셀트리온헬스케어 넘기고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판매를 담당하는 구조인데 매출채권 회수기간이 증가하면서 허위 매출이 존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셀트리온 측은 즉각 입장문을 발표하고 분식 의혹을 반박했다. 국내 판매권 양도와 관련해서는 '회계기준적용의견서 12-1'을 들어 회계기준에 따른 처리라는 주장이다. 매출채권과 관련된 허위 매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최근 5개년 동안 파트너사로부터 회수되지 못한 채권이 단 한 건도 없다"며 허위 매출의 존재 가능성을 부정했다.

셀트리온의 반박에도 주가는 급락했다. 분식 의혹이 시장에 퍼진 이날 하루 동안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는 각각 10.02%, 12.04% 급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거래재개와 함께 17.79% 급등했지만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급락 탓에 제약 업종은 0.09% 하락을 기록했다.

회계업계에서는 현행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의 특성상 바이오 업종에서의 회계 불확실성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IFRS가 원칙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감독기관의 감독지침과 회계원칙 간의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더구나 제약·바이오 업계는 연구개발 기간이 장기화되기 쉽고 매출의 발생과 성장이 급격하게 진행된다는 점 때문에 회계처리에 불확실성이 큰 업종으로 꼽힌다. 

셀트리온의 분식회계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셀트리온은 지난 2011년에도 분식회계 논란의 중심에 섰고, 2013년에는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주가조작혐의로 검찰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지난해 4월 제약·바이오 업계 주요 회사를 대상으로 진행된 금감원의 회계감리에도 포함됐다. 

잠잠해질만 하면 다시 떠오르는 분식회계 의혹에도 셀트리온은 아직 공식적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분식회계로 처벌받은 적이 없다. 그러나 주가는 요동쳤고 투자자들은 예상치 못한 불확실성을 감수해야만 했다. 가뜩이나 변동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 제약·바이오 업종에 불확실성 마저 추가된 셈이다.

현행 회계기준은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정확한 재무 상황을 알려주기 위해서 발전한 형태다. 원칙이 중심이 될 경우 획일적인 규정을 제시했을 때보다 기업의 개별 상황에 맞춰 보다 정확한 상황을 전달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회계원칙과 감독당국의 시각차는 감수할 만한 요소다. 단 외부 감사를 받은 재무제표와 당국의 감리 사이의 괴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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