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K-ICS 대비 자본확충…6번째 생보사 상장 기대감
교보생명이 내년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을 추진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계획대로 상장에 성공할 경우 국내 생명보험사 가운데 6번째 상장사가 될 전망이다.
11일 교보생명은 정기이사회를 열고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상장 시기는 내년 하반기경으로 잠정 결정했다. 기업공개를 통해 오는 2022년 도입이 예정된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맞춰 자본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시가평가를 적용할 경우 국내 생보사 대다수가 보험부채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본 여력을 확충할 필요성이 커졌다. 교보생명은 현재 지급여력비율(RBC)이 292%로 기준치(100%)를 상회하는 상황이지만 IFRS17이 시행되면 부채가 급증할 것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반세기 이상 업력을 가진 국내 대표 생보사 답게 과거 고금리 시절 판매한 금리 확정형 저축성보험이 시가평가를 적용할 경우 부채 부담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7월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등 수년 전부터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자본 확충을 준비했다”며 "IPO가 순조롭게 성사될 경우 업계 최상위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규제 변화와 함께 비상장 상태에서 교보생명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요구 역시 기업공개를 선택한 배경으로 꼽힌다. 교보생명 재무적투자자(FI)들은 지난 2012년 교보생명 지분 24.0%를 매입한 바 있다. 당시 교보생명은 2015년 말까지 상장되지 않을 경우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에게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을 부여했다. 2018년말 현재 교보생명은 상장사가 아닌 탓에 FI들은 풋옵션 행사를 통보한 상황이다. 교보생명 FI에는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베어링PEA,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교보생명이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상장 절차를 밟기로 하면서 상장 주관사를 추가 선정할 전망이다. 교보생명은 지난 8월 상장을 포함한 다각적인 자본확충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NH투자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를 주관사로 선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