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결정, 행정소송 및 검찰수사 영향은 거의 없을 듯…“방어논리 펴는데 유리할 순 있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걸린 검찰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폐지를 면함에 따라 남아있는 검찰수사와 행정소송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 및 사정당국에 따르면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방어 전략을 펴는데 있어선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0일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유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기업심사위원회는 경영 투명성과 관련해 일부 미흡한 점이 있지만 기업 계속성, 재무안정성 등을 고려해 상장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유지 결정은 사실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 분식회계가 상장폐지까지 이어진 사례는 없었고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라도 상장폐지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한 재계 컨트롤타워 인사는 상장유지 결정 전 기자에게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폐지 여부를)관심 갖고 지켜보고 있는데 상장폐지 시나리오는 사실 거의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시장에선 이미 상장폐지에 대한 가능성을 낮게 본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11일 곧바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거래가 재게 됐지만 회사가 완전한 정상화를 이루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기한 행정소송 건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에서 맡은 고의 분식회게 의혹 관련 수사는 여전히 뇌관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번 상장유지 결정이 이 두 사안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한다. 관계당국에서 상장폐지를 할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한 만큼, 나머지 사안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허나 법조계 및 사정당국에선 해당 건과 두 사안은 별개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당국 인사는 이번 거래소의 상장유지 결정은 분식회계와 관련한 논리 자체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여러 여건을 고려해 상장유지를 하기로 한 것이라며 또 고의적으로 분식회계를 했는지 여부는 따진 것이 아닌 만큼, 행정소송 및 검찰수사의 논리를 정면 반박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고 해석했다. , 분식회계에 담긴 고의성과 배경과 관련해선 철저히 수사영역이라는 것이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로선 상장폐지가 된 경우보다는 다소 부담이 덜한 상태에서 행정소송이나 검찰수사에 임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강신업 변호사는 해당 건이 소송이나 수사에 직접적 영향이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로선 상장폐지를 면한만큼 투자자보호 필요성 등을 등에 업고 좀더 강하게 방어논리를 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결정으로 일단 한숨은 돌린 상태에서 나머지 위기에 임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현재 검찰 특수부 핵심 인력 상당수가 사법농단 수사에 투입된 만큼 해당 건에 대한 수사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검찰수사가 이뤄진다 해도 상장폐지 가능성은 낮지만 결정적 증거가 나올 경우 분식회계에 관련한 책임자 등에 대한 사법처리가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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