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차세대 QD-OLED 투자 고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사진 = 삼성전자
삼성이 차세대 TV 시장 투자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조만간 이재용 부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QD-OLED, 마이크로LED 등 차세대 TV 기술을 평가하는 내부 시연회를 열 예정이다. TV 시장 침체 속에 차세대 TV 투자 결정이 중요한만큼 이 부회장이 기술 개발 현황을 직접 점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는 삼성이 QD-OLED 투자에 무게중심을 둘 것이라고 전망한다. LCD TV 시장 주도권은 중국으로 넘어가 우리나라가 우위를 점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삼성전자는 당장 팔리는 QLED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부품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에 대한 고민도 깊다. 마이크로LED 등 차세대 TV 기술이 있지만 QD-OLED도 놓을 수 없는 기술이다. 

 

LCD TV 시장 자체도 공급과잉 등 침체기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성수기인 중국 광군제 LCD TV 판매량은 성장할 것이라던 전망과 다르게 전년 대비 8% 줄었다. 내년 상반기까지 TV용 LCD 패널 가격은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은 탈 LCD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3800만개 수준의 LCD 패널 생산능력을 내년 2920만개까지 23% 줄일 예정이다. 중국 BOE5080만개에서 5450만개로 올릴 계획인 것과는 대비된다.

 

삼성이 개발중인 QD-OLED도 차세대 기술 중 하나다. QD-OLED는 청색 OLED를 광원으로 사용하고 적색과 녹색 퀀텀닷 입자를 배치해 색변환을 하도록 한다. 색 대역폭이 넓어지고 순도가 좋아져 자연스럽고 선명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양산기술이 어렵고 소재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 단점이다.

 

마이크로LED를 붙여서 만드는 마이크로TV도 대안 기술 중 하나다. 마이크로LED는 초소형 LED칩을 붙여 TV를 만드는 것으로 해상도 뿐만 아니라 원형 TV 등 모양 변형이 자유롭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초소형 LED 칩을 하나하나 붙여서 공정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이 높다는 것이 단점이다. 전문가에 따라 갈리기는 하지만 QD-OLED를 현실 구현 가능한 차세대 기술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디스플레이 업계 전문가는 삼성이 검토하는 기술 중 QD-OLED는 가장 빠르게 양산 가능한 기술로 본다삼성이 QD-OLED 양산 일정을 당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빠르면 내년 상반기 중 QD-OLED 시제품을 양산하고 연말경 투자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투자를 결정하면 8세대 LCD 라인을 전환해 2020년 하반기경 양산 제품이 나올 것이란 예측이다.

 

이 가운데 이 부회장은 차세대 TV 기술 보고를 직접 받으며 투자 방향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투자에 속도를 내야 할 곳은 LG디스플레이가 아닌삼성디스플레이라는 시각도 있다삼성디스플레이가 과거 파인메탈마스크(FMM) 방식 OLED를 포기하며 시장 진입 기회를 놓친 것은 실기란 시각이다.

 

삼성이 QD-OLED를 2020년 하반기 양산하더라도 시기가 너무 늦다는 지적도 있다. LG는 이미 2013년부터 그룹 차원에서 TV용 제품의 OLED 전환을 시작했다. LG전자 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 TV업체들도 LG디스플레이 패널을 받아 OLED TV를 공급하고 있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지난 독일 베를린 가전 전시회 IFA에서 OLED TV를 선보이지 않은 업체는 삼성전자와 TCL 뿐이었다삼성디스플레이가 2020년 패널을 양산하더라도 LG디스플레이가 이미 OLED 패널 고객사를 확보해 공급할 업체가 남아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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