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탑승까지 1시간 6분…승차거부 두고 크루와 카카오 측 의견 갈려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카카오모빌리티가 출퇴근 등 혼잡 시간대에 이용할 수 있는 ‘카카오T 카풀’ 시범서비스(베타테스트)를 시작했지만 정작 오전 8시 출근 시간대에 서비스를 이용하기는 힘들었다. 기존 택시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카카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베타 서비스임을 감안하더라도 1분이 아쉬운 출근 시간대에 배차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은 아쉬웠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7일 무작위로 선정된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카카오T 카풀’의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T 카풀은 출·퇴근 목적지가 비슷한 이용자들이 함께 이동할 수 있게 운전자와 탑승자를 연결해주는 승차 공유 서비스다. 기본요금은 2km 당 3000원이고 이동 시간과 거리에 따라 요금이 책정된다. 이중 80%는 ‘크루(카카오T 카풀 운전자)’가 가져가는 몫이다.


‘카카오T 카풀’ 호출 방식은 기존 카카오 택시 호출과 비슷하다.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에 있는 카풀 탭에서 출발지・목적지를 입력한 후 옵션으로 탑승 인원과 뒷자리 선호 여부를 선택하면 된다. 결제는 배차와 동시에 카카오페이를 통해 자동결제된다. 선결제 시스템이다 보니 ‘바가지요금’을 쓸 일은 없다. 다만 호출 후 3분 안에 취소하거나 도착 후 5분 이내 탑승하지 않으면 3000원의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 기대감 갖고 출발했지만 한 시간 지난 뒤에야 차량 탑승

10일 아침 7시 50분,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여의도역까지 이동하기 위해 카카오 카풀을 호출했다. 10분 동안 계속 시도했으나 연결(매칭)되지 않았다.  

 

차량이 많이 다니는 신대방역으로 이동해 8시부터 다시 호출했다. 8시 42분에야 차량이 매칭됐다. 집에서 나온 뒤 52분 지난 뒤였다. 매칭된 후엔 ‘14분 후 도착’이라는 안내문구가 떴다. ‘크루(카카오T 카풀 운전자)’는 길이 막혀 오래 걸린다며 문자를 보내왔다. 첫 호출 이후 1시간 6분 후에야 차량에 탑승할 수 있었다.

/이미지=최창원 기자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카풀을 설명하며 택시 공급이 부족한 평일 출퇴근 시간대에 주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혼잡한 시간대에 편리한 교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지만 영하의 날씨에 차량 탑승까지 1시간 넘게 마음을 졸이며 기다려야 했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베타서비스라 크루가 많지 않아 매칭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이번 베타서비스는 기술적 문제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매칭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면 크루가 더 많아질 것이고, 지금보다 훨씬 매칭이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 “취객 만나면 그냥 지나칠 것” vs “선택 승차 안된다” 

차량 내부는 쾌적했다. 여의도역 근처 약속 장소에 가는 중이라는 크루(카카오T 카풀 운전자)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해봤다.

먼저 안전성이 궁금했다. 크루는 신원 확인 절차가 까다롭다운전자로 참여하려면 얼굴 사진, 운전면허증, 자동차 보험증 등 13종에 이르는 서류심사를 거친다고 답했다.

또 “운전자 신원 확인은 까다로운데, 차량 호출을 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확인하진 못한다”며 “술을 많이 드신 분이 차량을 호출할 경우, 직접 만나 본 후에야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때 승차 거부를 해도 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고 말했다.

만일 그럴 경우에 본인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엔 “이건 내 직업이 아니다. 당연히 그냥 지나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승차거부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승차거부는 안 된다. 크루와 이용자가 약속을 한 것인데, 약속을 일방적으로 깨는 것은 안 된다”며 “취객이더라도 본인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사람을)선택해 태우는 것은 안 된다. 승차거부 시 이용자는 크루를 신고할 수 있고, 크루 역시 이용자에게 별점을 주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걱정되는 것은 없냐는 질문에 크루는 “커뮤니티에서 종종 승차거부를 하더라도 여자만 태우겠다는 글을 본다”며 “크루에게 이용자 정보가 따로 뜨지 않아 그냥 하는 말일 수도 있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카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큰 문제같다”고 강조했다. 카카오 카풀은 매칭 시 크루에게 승객이 호출 요청한 출발지와 도착지, 안심번호만 제공한다.

이날 네이버 기준으로 신대방역에서 여의도역까지 택시 예상 요금은 9700원 이었지만 카카오 카풀은 8000원에 결제할 수 있었다. 이날 여의도역에서 논현역을 가기 위해 탑승한 두 번째 카풀 역시 네이버 기준 예상 요금인 10900원보다 13% 저렴한 9500원이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