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 및 디지털뱅킹 강화 외쳤지만…흑자 전환 요원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 사진=연합뉴스
한국씨티은행이 5년째 수수료손익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2016년 이후 지점을 과감히 축소해 자산관리(WM) 기능을 특화하고 디지털뱅킹을 강화한다고 밝혔지만 올해도 수수료손익의 흑자 전환은 요원한 상태다. 새로운 경영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씨티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수수료손익은 189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씨티은행은 전년 같은 기간에도 순수수료손익에서 455억원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씨티은행은 2013년말 누적 기준으로 순수수료손익에서 165억원 흑자를 낸 후 계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씨티은행의 순수수료손익은 2014년말(-127억원), 2015년말(-669억원) , 2016년말(-790억원), 2017년말(-505억원) 등 4년동안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경쟁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은 순수수료손익에서 이익을 내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1216억원 순수수료이익을 기록했다. 씨티은행과 비교해 1405억원 차익을 냈다. SC제일은행의 순수수료이익 규모는 매년 커졌다. 지난해 누적 기준으로 1670억원 순수수료이익을 기록했다. 2016년말 대비 21.5% 크게 증가했다.

주요 시중은행들도 수수료이익을 늘리는 중이다. 정부의 부동산 가격, 가계대출 증가 억제 정책에 따라 은행권의 이자이익 증가 확대가 내년부터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은행마다 수수료이익 의존도를 높이는 상황이다.

특히 수수료이익이 고액자산 고객의 자산관리(WM), 은행과 증권을 연계한 복합상품 개발 등에서 발생해 은행의 단순 반복 업무을 통한 이자이익 확대보다 고부가가치 업무로 통한다. 이에 은행들은 투자상품의 정확성과 예측성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을 도입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9035억원 순수수료이익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8684억원, 신한은행은 7787억원, KEB하나은행은 4931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4대 시중은행의 순수수료이익은 3조438억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968억원(3.2%) 증가했다.

씨티은행의 순수수료손익 적자는 수수료비용이 수수료이익보다 더 크기 때문에 발생했다. 올해 3분기에 기록한 누적 수수료비용은 1622억원이다. 수수료이익(1432억원)을 상회했다. 수수료손익 적자 등으로 씨티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58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9% 감소했다.

씨티은행은 이번 실적과 관련해 신탁보수와 자산관리사업부문에서 투자상품 판매수수료수익, 국공채 매각이익 등 핵심 전략 상품의 기여도 확대로 이익이 발생했다고 했다. 하지만 씨티은행의 신탁 자산을 보면 자산 규모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씨티은행 신탁계정을 보면 신탁자산은 20조692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조5572억원(7%) 줄었다. 씨티은행의 비이자이익도 올해 3분기 178억원을 기록하며 1년 전보다 72.7% 크게 감소했다.

씨티은행은 자산관리와 디지털금융에 지중하기 위해 2017년 이후 지점을 통폐합해왔다. 2016년 3분기 씨티은행의 지점 및 출장소는 총 133개였다. 올해 3분기 들어 지점 및 출장소가 89개(66.9%) 감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수료이익은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적어 국내 은행들이 수수료이익을 늘리려고 한다”며 “수수료이익을 늘려 가계대출 정책과 저금리 추세 장기화로 인한 이자이익 감소에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씨티은행 관계자는 “씨티은행은 은행과 카드가 분사되어 있지 않다보니 수수료비용에 ​신용카드관련수수료​가 잡히고 관련 이익은 이자이익에 포함돼 마이너스가 된 것​이라며 ​3분기 신용카드관련수수료 비용이 1239억원 발생했다. 이 부분을 빼고 순수수료손익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