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열흘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상인·시민들 “잘 모른다”…서울시 “홍보에 전력 다할 것”

기자가 10일 찾은 서울시 마포구의 한 전통시장. /사진=박견혜 기자
이달부터 서울시가 본격 시행 예정인 제로페이에 대한 전통시장 상인들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소상공인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한다는 본 목적에는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였으나, 이전부터 지적돼 온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아직까지 풀리지 않고 있어서다. 제로페이 가입 신청서를 낸 상인들 중에는 언제 시행되며,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열의에 비해 홍보가 뒤쳐지고 있는 셈이다. 

 

서울시가 공들이고 있는 제로페이는 QR코드를 활용한 계좌이체 기반의 모바일 간편결제서비스다. 제로페이는 오는 20일 전후로 시범서비스에 들어간다. 낮은 원가비용을 토대로 소상공인들은 기존 카드수수료보다 낮은 0~0.5%의 결제수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소비자는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인식한 후 결제금액은 입력하면 해당 금액이 계좌에서 빠져나가는 방식이다.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통장으로 바로 입금되는 까닭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40%라는 비교적 높은 소득공제율(신용카드 15%)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까닭으로 장려된다. 

 

소상공인의 카드수수료율 부담 완화를 목적으로 시행된 만큼,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도 속속 제로페이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부산시 경상남도 등 지자체와 대형마트,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을 운영하는 롯데와 이마트 등 대형 유통기업와 이커머스도 제로페이 참여를 밝혔다. 

 

다만 주 대상자인 전통시장 상인들의 제로페이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본격 시행일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제로페이에 대해 “잘 모른다”는 반응도 있었다. 아울러 “과거 소상공인을 위한답시고 시행된 지역화폐처럼 쓸모없을 것 같다”는 냉담한 의견도 있었다. 

 

10일 서울시 마포구 한 시장에서 만난 상인 A씨는 제로페이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귀찮을 뿐이다”라고 운을 뗐다. A씨는 얼마 전 시장 상인회 차원에서 개최한 제로페이 설명회에 참여했지만 의구심이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상인회에서 가입하라고 해서 일단 가입은 했지만 실제 효과는 모르겠다. 상인들이 사실 다 귀찮아 하고있다”면서 “젊은 사람들이 많이 오는 시장이라지만 아직도 우리 가게 현금 결제 비율은 2/3다. 원래부터 현금 내던 손님들이 굳이 제로페이를 사용할 것 같지가 않다”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역사에 제로페이 홍보 포스터가 붙어있다. /사진=박견혜 기자

또다른 상인 B씨는 “‘모아’라는 지역화폐가 있었다.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고 홍보했는데, 사실 실용성이 떨어진다. 카드 쓸 사람들은 카드를 계속 쓰고, 현금 쓸 사람들은 현금을 계속 쓰지 누가 새로운 걸 굳이 시도하려고 하겠나”라면서 “제로페이도 ‘모아’처럼 잠깐 떴다가 사라지게 될 것도 같다”고 말했다. B씨는 모아 화폐를 현금처럼 받는 상인들 역시 모아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B씨는 “상인들이 번 모아를 가져가면 2주에 한 번씩 현금으로도 바꿔주지만 글쎄다. 일반 시민들이 알고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는다면 제로페이도 같은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상인 C씨는 “(상인회에서) 신청을 하라고 해서 했을뿐 구체적인 내용은 잘 모른다”면서 “우리도 잘 모르는데 일반 사람들은 더 모를 것이다. 손님이 사용해야 효과가 있을텐데…”라고 의구심을 비쳤다. 이어 C씨는 기자에게 “언제부터 한대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실제 시장에서 만난 복수의 시민들은 제로페이에 대해 “잘 모른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서울시는 제로페이가 본격 시행되는 20일 이전까지 소상공인·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제로페이 홍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픈 전 참여 업체 숫자 등 극대화와 여타 업체와의 일정 조율 탓에 아직 정확한 날짜가 정해지진 않았다”면서 “예정시기인 20일 전에 제로페이 홍보를 집중적으로 할 것이다.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까에 대해 내부적으로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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