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환경 및 시장 여건 해외 진출 필요성 강조되는 분위기…해외공장 관련 내용 담은 단체협약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와 광주시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무산위기에 놓임이 따라 현대차의 해외생산에 대한 이야기가 고개를 들고 있다. 여러 시장 여건을 고려했을 때 해외진출 바람이 더욱 거세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다.

 

광주형 일자리는 현대차가 노사분규 리스크 없이 생산기지를 만드는 취지의 사업이었다. 허나 사실상 임단협 유예와 관련 노동계와 사측이 합의를 보기 어려운 상황이 됨에 따라 사실상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음 주는 사회통합형 광주형 일자리가 잘 만들어지도록 당에서도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현대차 노조는 해당 사업을 재추진하면 또 다시 파업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처럼 답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 길어지면서 현대차가 해외 생산기지를 강화하는데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업계에서 슬슬 흘러나오고 있다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는 해외생산을 늘리면 보호주의 극복하고 능동적 대처가 가능해져 해외생산을 늘리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현대차 입장에서 국내에서 계속 생산을 해야 할 이유를 찾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정통한 한 정치권 인사는 국내공장 건립과 관련해 문제가 커질수록 현대차는 해외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현대차가 국내 공장에서 100대가 생산된다고 하면 그 중 절반 이상인 60대 정도는 수출용이다. 현대차 전체 매출의 80%는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나오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시장 패러다임이 바뀌어 차 교체주기가 길어지고 인구도 감소 추세라 공장을 더 지을 유인이 없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 정부와 기업의 윈윈사례가 될 뻔한 광주형 일자리 사업까지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현대차는 이미 유럽, 중국, 러시아, 미국, 브라질 등 세계 각지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유일하게 구축되지 않은 곳이 아프리카와 동남아 쪽인데 동남아 지역은 현지기업 합작 및 지리적으로 가까운 인도 공장을 통해 현지 공장이 없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있다. 허나 동남아 시장은 일본이 현지 생산을 통한 가격경쟁력을 등에 업고 선전하고 있는 형국이다. 보호무역 바람과 해외시장에서의 가격경쟁력 등을 고려하면 현지생산의 중요성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현대차의 해외공장 설립과 관련해선 현대차 노사가 체결한 단체협약 제428항이 변수가 될 수 있다. 해당 조항엔 현대차는 세계경제 불황 등으로 국내외 자동차에서 판매부진이 계속돼 공장 폐쇄가 불가피할 경우 해외공장을 우선 폐쇄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대차가 본격적으로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된다면 결국 우리 정부 및 사회로선 일자리 창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 해외에선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세계 각국 자동차 공장을 유치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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