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신한·KEB하나 중기대출 증가율 감소

4대 시중은행 로고 / 사진=연합뉴스
정부와 금융당국이 은행들이 가계대출 대신 중소기업 대출을 늘려야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금융권 현실은 이들의 기대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법인 대출 증가율은 오히려 낮아지는 양상이다.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우량 기업은 찾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법인대출(중소기업 대출 중 개인사업자 대출을 제외한 수치) 증가율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대출 총액과 별개로 증가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기 어려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은행별로 올해 3분기 기준 KB국민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은 전년 말 대비 8.5%를 기록했다. 1년 전 대출 증가율은 9.1%로 올해 들어 0.6%포인트 감소했다. 신한은행도 같았다. 신한은행의 올해 3분기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은 전년 말보다 6.9% 성장했다. 하지만 1년 전 증가율(7.4%)와 비교해 증가율이 0.5%포인트 감소했다.

하나은행의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은 8.3%다. 1년 전 증가율인 8.4%보다 0.1%포인트 줄었다. 우리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은 2.7%로 전년 같은 기간(2%) 대비 0.7%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소호대출(자영업자대출) 증가율이 올해 3분기 기준 8.2%를 기록하며 전년 같은 기간(10.5%)보다 2.3%포인트 크게 줄며 전체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이 줄었다.

올해 3분기 기준 4대 은행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 / 그래프=시사저널e
국민은행의 소호대출 증가율은 올해 3분기 8.5%를 기록했다. 1년 전 증가율 9.5%보다 1%포인트 감소했다. 신한은행의 소호대출 증가율은 같은 기간 8.5%를 기록, 1년 전 증가율(7.4%)보다 3.1%포인트 늘었다. 하나은행의 3분기 소호대출 증가율은 7.8%로 전년 같은 기간의 증가율(13.2%) 보다 5.4%포인트 크게 줄었다.

금융당국은 2020년부터 예대율을 산정할 때 가계대출은 가중치를 15%포인트 상향 조정하고 기업대출은 15%포인트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금융사는 예대율 관리를 통해 예금 대비 대출금 비율이 100%를 넘기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은행이 새 기준에 맞춰 예대율을 지키려면 결국 가계대출은 줄이고 기업 대출은 비중을 늘려 예금을 더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 유도 대책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을 높이지 못하는 것을 두고 업계에선 중소기업 대출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했다고 설명한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계대출 규제강화에 따른 은행 수익성 확보 전략’ 리포트에서 “우량 중소기업 시장은 이미 거의 포화상태고 은행들이 비외감(외부감사 대상이 아닌)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까지 많이 늘린 상태라 추가적인 중소기업 대출 증대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 저하와 반대로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계속 커지고 있다. 국민은행의 올해 3분기 가계대출 증가율은 전년 말 대비 6%를 기록했다. 1년 전(2.8%)보다 3.2%포인트 증가했다.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가계대출 증가율이 1.3%포인트 늘었고 하나은행도 2.9%포인트 확대됐다. 우리은행 가계대출 증가율도 0.9%포인트 늘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의 여신심사는 가계대출보다 까다롭다. 부실율도 높아 쉽게 내주기 힘들다”며 “최근 들어 각 은행마다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다보니 우량 중소기업을 찾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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