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 부회장 승진‧이석희 사장 신규 선임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사진 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 사진 =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올해 사상최대 실적을 낸 메모리 업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수장의 운명이 엇갈렸다.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은 반도체 최대 실적을 낸 공을 인정받아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반면 SK하이닉스는 박성욱 부회장은 일선에서 물러났다. 

 

박 부회장은 SK그룹 수펙스협의회에서 ICT위원장과 SK하이닉스 미래기술&성장 역할을 맡게 됐다SK하이닉스는 새 대표이사로 이석희 사장을 선임했다

재계는 메모리 최대 실적 속 삼성과 SK의 다른 인사에 주목했다. 삼성전자의 선택은 최대 성과를 낸 사업부 수장을 승진시켜 보상을 확실히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했다. 반면 SK그룹은 메모리 성과가 좋을 때 SK하이닉스의 SK화를 가속화하는 한편 내년 메모리 다운사이클에 대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삼성전자는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 승진에 대해 2년 연속 글로벌 1위 달성 견인에 대한 성과 인정이라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종합기술원장, 메모리사업부장, 시스템LSI사업부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한 반도체 최고 전문가로 DS부문장으로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며 탁월한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김 부회장이 이번 승진과 함께 글로벌 초격차 경쟁력을 공고히 하면서 부품사업의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도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이석희 사장 대표이사 선임에 대해서는 다른 해석이 나왔다. 이 사장은 기술 전문가로 어려워지는 반도체 시장에서 SK하이니스를 이끌어갈 적임자로 평가하는 것과 동시에 SK그룹 영입 인재이기도 하다.  

 

SK하이닉스는 SK그룹 인수 후에도 내부 인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권오철 전 사장박성욱 부회장 등은 모두 하이닉스 시절부터 근무했던 내부 승진 인사다.​ 이 사장은 SK하이닉스 인수 6년만에 영입 인재로 처음으로 내세운 CEO

 

이 사장은 SK하이닉스 전신인 현대전자로 입사하긴 했지만 병역특례를 마친 후 미국 스탠포드로 유학을 떠났다. 이후 인텔을 거쳐 귀국 후에는 국내 KAIST로 교수로 재직했다. 교수 시절 SK그룹의 제안을 받아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장에 부임했다. 이 사장은 김준호 사장이 하이닉스시스템IC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면서는 경영지원실까지 맡아 회사 살림까지 챙기며 2인자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이석희 대표이사 취임 후 SK하이닉스의 ‘SK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SK그룹은 성과가 좋을 때 하이닉스의 SK그룹화를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이번 대표이사 선임의 의미는 하이닉스의 SK화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사를 통해 또 한명의 사장 승진자를 배출했다김동섭 대외협력총괄 사장이다김 사장 역시 SK 영입 인물이다중앙일보에서 근무하다가 지난 2017년 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으로 SK그룹에 합류한 후 올해 SK하이닉스로 이동했다.

 

김기남 부회장과 이석희 사장은 앞으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면서 한층 공정이 어려워진 반도체 시장에서 초격차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과제는 동일하다. 전 세계 메모리 1, 2위 회사 대표이사 위상 변화가 내년 메모리 투자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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