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액 작년比 3배 ‘껑충’…경제성장률 지속, 인프라 확대 가능성 높아

6일 업계 등에 따르면 베트남이 국내 건설사의 새로운 먹거리 시장으로 떠올랐다. 올 한 해 베트남에서만 4억9000만 달러의 수주고를 올렸다. 이는 지난해 대비 40% 이상 오른 것이다.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해외수주 텃밭인 중동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베트남이 국내 건설사들의 새로운 먹거리 시장으로 떠올랐다. 이미 삼성엔지니어링, SK건설, 포스코건설 등 많은 건설사들이 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했다. 앞으로 베트남 경제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프라 개발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베트남 수주액, 지난해 대비 3배 껑충UAE 이어 해외수주 2

 

6일 해외건설협회 총괄계약현황에 따르면 베트남은 올 초부터 현재까지 국내 건설사들이 수주를 가장 많이 한 국가 2위를 차지했다. 수주액은 409007만 달러로 지난해(12532만 달러) 대비 3배(239%​) 이상 늘었다.  해외수주 텃밭인 UAE(아랍에리미트·528439만 달러)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 국내 건설사들은 올 한 해 베트남에서 잇따라 수주고를 올렸다. 올해 2월 롱손 석유화학단지 에틸렌 플랜트 공사(SK건설·2조2000억원)를 시작으로 ‘롱손 석유화학단지 저장탱크 플랜트 시공’(포스코건설·7500억원), ‘롱손 석유화학단지 B·C HDPE 플랜트 설계·조달·시공’(삼성엔지니어링·6200억원) 등을 수주했다.

 

롯데건설은 지난 10월 베트남 푸끄엉 그룹과 웨스턴 게이트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웨스턴게이트 사업은 호치민 빈떤 지역에 상업시설과 학교를 비롯해 아파트 3018가구(5개동)와 판매시설(1만평)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 8월에도 푸끄엉 그룹과 현지 푸끄엉펄 공동주택 개발사업을 위한 공동투자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대형사에 이어 중견 건설사들도 약진을 나타냈다. 우미건설은 지난해 8월 호치민에 현지법인 우미비나를 설립하고 올해 5월 베트남 투자사 BCGTCD 주식 일부를 인수해 이 지역 부동산 개발을 추진 중이다. 대원도 호치민 공장 신축, 다낭 공동주택 프로젝트 등을 올해 잇따라 수주했다.

 

베트남 정부의 협력을 위해 건설사들의 총수와 임원들도 나섰다. 지난 4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하노이에서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롯데가 추진 중인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협력과 지원을 요청했다. 현재 롯데는 베트남에서 대규모 복합단지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호찌민시가 경제허브로 개발 중인 투티엠 지구에 백화점, 쇼핑몰, 호텔, 주거시설 등으로 구성된 에코스마트시티건설을 추진 중이다.

 

같은 날 GS건설 최고경영진도 방한 중인 찐 딘 중 부총리 등 베트남 정부 관계자와 만나 베트남 사업에 대한 상호 협조 체제를 강화했다. 허명수 부회장, 임병용 사장 등은 현재 추진 중인 베트남 사업 및 냐베 신도시 사업과 향후 신규 사업에 대한 베트남 중앙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에너지 자원 바탕으로 경제성장베트남 정부, 인프라 확대 움직임

 

 

베트남 국내 건설사 수주액·경제성장률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최근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가 늘어난 요인으로는 베트남의 경제성장이 꼽힌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의 국내총생산(GDP) 경제성장률은 6.8%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 성장을 기반으로 교통과 에너지·통신·주거 등 다양한 부문에서 건설 수요가 늘고 있고 외국인 투자 또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베트남의 성장에는 풍부한 에너지 자원이 기여했다. 베트남은 중동 같은 주요 산유국은 아니지만 에너지 관련 상품을 자국의 주요 수출원 5위로 꼽고 있다. 엄청난 수준의 천연가스와 석유를 매장하고 있어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반대급부를 누리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올해 경제성장률도 6.7%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은 주로 호주·중국·일본·말레이시아·싱가포르·태국으로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 이들 국가에 대한 수출액은 2012년 이후 매년 6%씩 성장해 현재 2240억 달러(2528000억원)에 달하는 베트남 경제에 기여했다. 베트남 정부는 이로 인한 수익을 새로운 사회기반 시설을 투자하는데 투입하고 있다.

 

또한 베트남의 낮은 도시화율도 성장 잠재력을 높게 치는 이유다. 국토면적이 우리나라의 1.5%배인 베트남의 도시화율(2016년 기준)34.2%말레이시아(75.4%) 중국(56.8%)인도네시아(51.5%) 필리핀(44.3%) 등 주변 국가들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2010년 이후 도시 지역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면서 점차 가속화 중이다.

 

이외에도 글로벌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베트남 현지 언론인 베트남 인베스트먼트리에 따르면 애플 최대의 아이폰 위탁 생산업체인 폭스콘은 아이폰 생산 공장 신설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호한 내수시장과 풍부한 생산인구 등 성장잠재력이 높게 평가됐다. 삼성전자는 이미 베트남에서 전체 휴대전화기 절반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중동은 국제유가 정치상황 등 외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아 불확실성이 크다하지만 베트남은 견고한 경제 성장과 고숙련 노동인구 등 긍정적인 요인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바탕으로 베트남 정부 주도로 인프라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많은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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