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트레이딩 부문 격상 및 관련 인사 대거 승진…40대 리서치 센터장 교체 바람

증권사들이 내년 대비 인사·조직 개편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투자은행(IB), 트레이딩 부문 강화와 리서치센터장 세대 교체가 특징적인 점으로 꼽힌다. 이는 증권업종 내에서 IB부문과 트레이딩 부문의 성과 여부가 실적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도가 높아진 까닭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해외주식·대체투자·자산배분 등 리서치 수요가 많아지면서 세대교체를 통한 리서치센터 강화가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내년 증권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에 증권사들이 인사·조직 개편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 하반기 증시가 침체된 탓에 실적 부진을 경험했는데 내년에도 미.중 무역전쟁, 금리 인상,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전망이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인사·조직 개편에서 특징적인 점은 IB 및 트레이딩 부문 강화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말 조직개편을 통해 IB·트레이딩 부문을 강화했다. 전문성과 책임경영 강화를 취지로 이 부문들에 총괄직제를 도입했다. 나아가 IB부문은 투자 비즈니스 확대를 위해 종합금융3본부와 프로젝트개발본부를 신설하고 리츠금융TF를 리츠금융본부로 승격시켰다. 트레이딩부문은 전략운용본부와 해외채권운용본부를 신설했다.

인사에 있어서도 IB 부문은 강조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3일 사장단 인사를 통해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정일문 부사장을 선임했다. 지난 12년간 회사를 이끌며 ‘최장수 CEO’ 타이틀을 갖고 있던 유상호 사장의 바톤을 받은 것이다. 정 대표는 IB부문에서만 20년 넘게 활약한 전통 IB맨으로 평가받는다. 이밖에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도 최근 IB 부문 임원을 대거 승진시키면서 이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같이 증권사들이 IB 부문과 트레이딩 부문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증권사 실적에서 이들 부문의 중요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데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 55곳은 IB관련 수수료 수익으로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1조2299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체 수수료 수익(7조4884억원)에서 16.4%를 차지한다. 2015년 같은 기간에는 IB관련 수수료 수익 비중이 14.2%였다. 특히 대형사의 경우엔 IB 비중이 20~30% 수준으로 더욱 높다.​


트레이딩 부문 역시 전체 순익 규모를 좌우하는 중요 부문으로 꼽힌다. 실제 증권사들의 올해 3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원인 중 하나도 트레이딩 부문 부진에 있었다. 대표적으로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으로 765억원을 냈는데 이는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1.3%, 43.1% 급감한 것이다. 올해 2분기 803억원, 지난해 3분기 941억원 순영업수익을 기록한 트레이딩 부문 수익이 3분기 들어 150억원으로 급감한 영향이 컸다.

또 다른 증권사 인사·조직 개편 트렌드로는 리서치 센터장의 세대교체가 꼽힌다. 삼성증권은 전날 오현석 투자전략센터장과 윤석모 에쿼티부문장을 공동 리서치센터장으로 선임했다. 오 센터장과 윤 센터장은 각각 1969년생, 1976년생으로 만 기준으로 40대에 속한다. 삼성증권은 투자전략센터와 리서치센터를 하나로 통합하면서 보다 더 많은 시너지, 전문적인 정보 제공을 위해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리서치센터장을 교체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3일 박영훈 기업분석팀장을 새 리서치센터장에 임명했는데 박 센터장 역시 1972년생으로 40대다. 대신증권도 최근 리서치앤스트래티지본부 소속의 정연우 리서치부장을 총괄본부장(리서치센터장)에 ‘깜짝’ 발탁했다. 1972년생인 정 센터장은 부장에서 상무로 두 단계가량 직급이 수직 상승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리서치센터가 예전보다 못하다고는 하지만 최근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고 해외주식·대체투자·자산배분 등 투자자가 접근하기 힘든 정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다시금 중요성이 환기되고 있다”며 “최근 젊은 리서치센터장으로 교체한 것은 이러한 영향에 따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증권사들이 내년 대비 인사·조직 개편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투자은행(IB), 트레이딩 부문 강화와 리서치센터장 세대 교체가 특징적인 점으로 꼽히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 사진=시사저널e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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