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정상 ‘90일’ 간 관세 부과 중단 합의…상황 악화 대비해 만반의 준비해야

양보 없는 싸움을 이어갔던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 일시적 휴전을 합의하면서 전 세계가 한숨을 돌리게 됐다. 비록 90일 간의 시한부 휴전이지만 전 세계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경과와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내년 1월부터 90일간 추가 관세를 유예시키기로 했다.
 

미·중 양국 정상의 무역전쟁 일시적 휴전은 완전한 무역전쟁의 종식을 의미하지 않는다. 양국 간 협상이 난항에 빠져있고, 짧은 기간 동안 해결해야 할 난제가 남아있어 무역전쟁 확전 가능성이 언제든 열려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중 무역전쟁으로 전 세계 경제는 물론 한국 경제에도 큰 영향이 미쳤다. 이미 반도체 등 일부 분야에서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정작 무역전쟁의 당사자인 미국과 중국보다 한국 경제가 입을 타격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국내 경제가 더 큰 피해를 입지 않도록 90일 동안 경제 구조의 개선과 미·중 강대국을 대응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수출주도형인 한국은 미·중 양국에 경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양국의 싸움이 지속될수록 더 큰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한국의 최대 수출국으로 중국은 한국 수출의 24.8%를 차지하고 미국도 12.0%에 이른다. 한국의 GDP 대비 양국 무역의존도는 68.8%에 달한다. 미·중 무역전쟁의 타결이 절실한 이유도 이러한 배경에 있다.

취재 차 만난 한 전문가는 기자에게 “언제까지 끌고 갈 수는 없다”며 “이제는 해결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년 세계 경제 악화를 전망하면서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경제 악화 주요 이유로 지적한 것도 미·중 무역갈등에 있다.

한국이 바라는 가장 최상의 시나리오는 미·중 무역전쟁이 통상 갈등 수준의 단기전으로 마무리되는 것이다. 중국의 위기는 곧 한국 경제 위기로 이어지기 때문에, 무역전쟁 장기화가 현실화될 경우 중국의 대(對)미 수출은 크게 위축돼 한국 경제는 지금보다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무역전쟁이 한고비를 넘긴 것은 다행이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압력과 대(對)중 압박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월스트리트 저널(WSJ) 등 언론을 통해 “(중국과) 협상은 하겠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않으면 제재가 재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무역전쟁이 일시적 휴전기간을 가지게 됐지만 미·중 양국 간 산업, 무역 등을 둘러싼 권력 싸움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두 강대국의 일시적 휴전이 다시 갈등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경제 상황을 완화시킬 만반의 대비를 준비해야 할 때다. 양국의 양보 없는 줄다리기 싸움이 이어져 한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만큼, 정교하고 진전된 무역 합의가 이뤄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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