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근무제 등의 여파로 신작 출시 지연…내년 신작 출시에 ‘사활’

자료=넷마블
올 한해 게임업계는 신작 출시가 지연되면서 전반적으로 실적이 악화되는 등 우울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신작 출시를 통해 반등을 노릴 전망이다.

◇게임업계, 2018년 우울한 성적표

국내 게임사들은 올해 전반적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지난 3분기 실적은 더욱 처참하다. 게임 빅3 중에서는 넥슨을 제외하고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엔씨소프트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에 비해 크게 줄었다. 3분기 매출은 4038억원으로 작년에 비해 44.6%가, 영업이익은 1390억원으로 57.6% 감소했다. 넷마블은 역시 지난해 3분기보다 9.6% 줄어든 52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 또한 39.8% 감소한 673억원에 그쳤다.

중견 게임사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컴투스는 지난 3분기 매출 1198억원, 영업이익 38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각각 4.7%, 23.3% 줄어든 수치다. 게임빌의 경우 3분기 영업손실 67억원으로 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네오위즈는 3분기 영업이익 3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0.6% 줄어든 수치다. 엠게임도 3분기 매출 60억원, 영업이익 5억원을 기록했다. 엠게임측은 신규 매출원의 부재로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6.2%, 영업이익은 51.2% 각각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게임사들이 전반적으로 우울한 성적표를 받은 가장 큰 이유는 신작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주 52시간 도입을 가장 큰 이유로 보고 있다. 게임사들은 그동안 게임 출시를 앞두고 밤샘업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법적으로 주 52시간 근무가 도입되면서 이는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물론 이와 관련해 대다수 게임사 직원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잦은 야근과 과로로 인해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작 출시 지연으로 인해 국내 게임사들의 경쟁력이 점차 떨어지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한 중견게임사 관계자는 “게임의 경우 출시 속도가 상당히 중요하다”며 “정부는 인원을 더 뽑으라고 하지만, 단순히 인력을 2배 투입한다고 2배의 효율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핵심 개발자들이 주52시간 시행으로 인해 더 일을 하고 싶어도 개발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단순히 열명을 더 집어넣는다고 해서 핵심 개발자 1명의 역할을 해낼 순 없다. 차라리 시간을 월간 단위나 반년 단위로 계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작 출시로 반등 노리는 게임업계

더 큰 문제는 올해 4분기 역시 실적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사 및 게임업계에서는 올해 신작이 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4분기 역시 3분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게임사들이 믿을 것은 내년 신작 출시밖에 없는 상황이다. 각 게임사들은 내년 신작 출시에 사활을 걸겠다는 입장이다. 먼저 스타트를 끊는 곳은 넷마블이다. 넷마블은 오는 6일 모바일게임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을 선보인다.

블소 레볼루션은 엔씨소프트의 인기 PC 온라인게임 ‘블레이드&소울’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해 원작의 방대한 세계관과 콘텐츠를 모바일로 재해석한 모바일 MMORPG다. 이번 게임은 언리얼엔진4로 제작된 최고 수준의 Full 3D 그래픽을 바탕으로 고퀄리티 시네마틱 연출과 메인 시나리오에 충실한 스토리, 경공 시스템, 대전 게임급 전투액션 등 원작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 냈다.

현재 게임업계는 블소 레볼루션의 향후 흥행 여부에 대해 예의를 주시하고 있다. 넷마블이 레볼루션이라는 타이틀을 붙인 두번째 게임이기 때문이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블소 레볼루션은 리니지2 레볼루션에 이어 레볼루션이라는 명칭이 붙은 두번째 게임이다. 전작의 가치를 뛰어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리니지2 레볼루션 그 이상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도 ▲리니지2M ▲아이온2 ▲블레이드&소울 2 ▲블레이드&소울M ▲블레이드&소울S 등 5종의 신작 모바일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가장 먼저 출시될 게임은 리니지2M이다.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엔씨는 지난 20년 동안 리니지를 개발하고 서비스하며 쌓은 기술과 경험을 집약했다고 설명했다.
넥슨 트라하 지스타 부스 모습. / 사진=넥슨

넥슨은 모바일 MMORPG ‘트라하’를 준비 중이다.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 특히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에서 1만4000여명 이상의 관람객이 트라하 체험 부스를 방문하는 등 유저들의 높은 관심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컴투스도 ‘스카이랜더스 링 오브 히어로즈’를 내년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스카이랜더스 링 오브 히어로즈는 액티비전의 유력 콘솔 게임 IP(지식재산권) ‘스카이랜더스’를 활용해 컴투스가 제작 중인 턴제 모바일 RPG다. 아울러 자사의 인기 IP인 ‘서머너즈 워’를 활용한 ‘서머너즈 워 MMORPG’도 내년 출시 예정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사들의 신작 출시가 지연되면서 전반적으로 올해 실적이 좋지 않았다”며 “신작 출시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내년 상반기 이후인 하반기부터는 실적이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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