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737맥스 등 중형항공기 도입 확대, 중장거리 공략 ‘에어프레미아’ 면허발급 도전…“차별화된 노선 발굴 관건”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저비용항공사(LCC) 업계가 경쟁이 과열된 단거리 노선을 넘어 중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새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기존 사업자들은 운항거리가 늘어난 신형 기재를 들여오는 한편, 중장거리를 공략하는 신규 사업자도 면허발급 문을 두드리고 있다. 차별화된 노선 발굴로 새로운 여객 수요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은 보잉사의 737맥스(MAX) 등 기존 항공기보다 운항거리가 긴 신형 항공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보잉 737맥스 50대를 2022년부터 인도받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특히 새롭게 도입하는 737맥스8은 최대 운항거리가 6500km로 현재 운용중인 B737-800NG에 비해 1000km 이상 길다.

 

티웨이항공도 내년 4대 도입을 기점으로 오는 2020년까지 B737맥스 기종 총 8대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스타항공 역시 연중으로 737 맥스8 2대를 들여올 방침이다. 에어부산은 내년에 에어버스사의 중소형 항공기 A321 네오 LR 기종을 2대 들여온다. 이 기종은 에어부산이 기존에 운용하던 A321 기종보다 1600㎞ 긴 6400㎞의 최대 운항거리를 기록한다.  


이들 항공사는 기존 항공기보다 더 멀리 날 수 있는 신형 항공기를 들여오면서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중거리 노선 발굴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아울러 편당 탑승인원을 늘림으로써 한정된 슬롯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중장거리 노선을 중점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신규 사업자도 등장해 눈길을 끈다. 올해 항공운송 면허발급에 도전하는 에어프레미아는 300인승 중형항공기를 도입해 미주 등 중장거리 노선을 공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회사는 오는 2020년 9월 첫 운항을 목표로 중형항공기 보잉 787-9, 에어버스 330 네오 등 두 기종에서 선정해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오는 2021년 상반기부터 LA, 산호세, 호놀룰루, 벤쿠버 등 미주 노선에 본격 취항에 나선다. 단거리 노선에 주력하는 기존 LCC의 사업 모델과 차별화를 둔다는 전략이다.

그간 단거리 노선에서 외형성장을 거듭했던 LCC가 중거리 노선을 공략하는 이유는 기존 단거리 노선에서 경쟁이 과열된 까닭이다. 일본 등 단거리 노선에 대한 주요 공항 슬롯이 포화된 것은 물론, 항공사의 기단 공급력이 확대되면서 운임 인하 경쟁까지 잇따랐다. 대형 항공사들이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취항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유항공화 지역을 중심으로 취항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의 경우 신규 운수권 확보 없이는 성장에 한계적이라는 회의적 시각도 존재했다. 

 

이에 LCC 업계는 선제적 기단 확보를 통해 차별화된 노선 발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항공업계의 외형 성장을 견인했던 여객 수요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어 업황이 마냥 밝진 않은 실정이다. 

 

배세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그간 LCC는 항공기재 도입을 확대하고 국제선 점유율을 높여 항공운임이 낮아지면서 국내 출국자 수는 급성장세를 맞았다”며 “그러나 최근 내수경기 부진으로 인해 여객수요 증가세가 둔화되고, 최근 출국자 수 증가율이 주춤한 것을 보면 낮은 티켓 가격에 대한 신규 수요 창출 효과는 점차 사라지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 3년간 국내서 해외 출국자 수 증가율은 2015년 20.1%, 2016년 15.9%, 2017년 18.4%를 기록하다가 올해 상반기 기준 13.4%로 떨어졌다. 아웃바운드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그 성장세는 한풀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LCC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여객 수요 성장세가 주춤할 것이란 전망들에 대해 전혀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업체들은 보다 수익을 낼 수 있는 취항지를 향하게 된다. 차별화된 노선이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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