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휴전,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 모두 내포…달러 강세 누그러지면 국내 증시에 긍정적

12월 국내 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협상,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과 달러의 움직임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82% 내린 2114.35에 마감했다. / 그래프=키움증권HTS.

 

올해도 어느덧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국내 증시가 12월 산타랠리를 펼칠 수 있을 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달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협상,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과 달러의 움직임 등에 국내 증시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휴전한 미중 무역분쟁, 독일까 약일까

지난 12월 1일(현지 시간) 금융시장의 시선은 G20 정상회의가 열린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로 향했다.​ 글로벌 증시를 끊임없이 괴롭히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두 정상의 만남으로 해결될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았던 까닭이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내놓은 합의안은 3개월간 ‘휴전 및 협상’으로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했다.


두 나라가 내놓은 합의안을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미국은 내년 1월부터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리려던 계획을 보류키로 했다. 중국은 대두 등 미국산 제품 수입을 늘리는 데 합의했다. 이 기간은 90일로 하되 그 동안 두 나라는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된다. 서로를 끝까지 밀어부치는 파국은 면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중 무역 마찰을 끝낸 결과도 아니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 참여자들은 90일 동안 두 나라의 무역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 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두 나라 회담 결과가 나온 직후 열린 지난 3일 국내 증시는 코스피가 1.76% 상승하는 등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무역 협상이 긍정적으로 흐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스며든 것이다.

그러나 4일에는 코스피가 0.82% 하락하며 전날 상승분을 어느정도 반납했다. 미국의 무역협상단 대표에 대중 강경파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가 임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려가 발생한 탓이다. 결국 미국과 중국의 협상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이번달 국내 증시 참여자들의 투자 심리가 개선될 지 얼어붙을 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 달러 움직임 주목

한 증권업계 전문가는 현 시기를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 있다고 표현한다. 과거 10년간 저금리를 통한 통화 완화적인 정책의 시기였다면 이제는 금리 인상기 또는 통화 긴축적인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풍부한 유동성으로 성장가도를 달린 글로벌 경제가 이제는 연착륙을 위한 노력이 올해 말과 내년 본격화한다는 전망이다.

대표적인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이미 올해 들어서만 3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다가올 12월 19일(현지 시간)에도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4일 기준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12월 25bp(basis point=0.01%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83.5% 반영하고 있다. 연준은 이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3차례 더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연준이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금리를 인상하자 미국 투자가 증가했고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상대적으로 신흥국의 자본유출 우려가 높아지면서 투자 매력이 낮아졌다. 이에 대한 반증으로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현재 금리가 중립수준 바로 밑”이라며 연준의 통화정책이 쉬어갈 수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는데 이 직후 열린 신흥국들의 증시가 크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을 정도다.

국내 증시 투자자들은 미국이 금리 인상 기조를 계속 이어갈 지, 달러 강세 국면이 누그러질 지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달러의 경우 내년 미국 경기 둔화 가능성에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다수 나오고 있다. 더불어 유로존이 에너지 결제 통화를 유로화 비중을 높이려는 시도를 하는 등 달러 패권에 벗어나려고 하는 움직임도 달러 약세를 이끌 요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미국 경기가 견조하고 금리 인상 추이가 가팔라진다면 달러 강세가 한동안 더 유지될 수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지난 1일(현지 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찬 후 악수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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