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 전 주담대·일반신용대출 금리 ↑…시중은행들, 추가로 금리 올리기엔 부담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네거리의 전광판에 관련 뉴스가 표시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금리인상을 발표하면서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달 25일 주택담보대출 금리 반등에 이어 대출금리 인상이 본격된다면 가계대출 및 자영업자대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30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연 1.5%인 기준금리를 연 1.75%로 0.2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지난해 11월 이후 1년 만이다.

업계에서는 기준금리가 동결된 상황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대출금리를 올려온 시중은행이 이번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또 다시 대출금리를 높일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실제로 3일 한국은행연합회에 공시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 전인 10월에 취급된 5개 시중은행(KB국민·KEB하나·신한·우리·IBK기업은행)의 분할상환식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가 5개월 만에 모두 반등했다.

일반신용대출금리 역시 기준금리가 인상되기 전부터 전체적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10월 기준 5개 시중은행 평균 대출금리는 신한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상승했다.

KEB하나은행의 10월 평균 대출금리는 5.02%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대비 0.15%포인트 오른 수치로 주요 5개 은행 중 가장 큰 상승폭이다. 뒤이어 KB국민은행이 0.11%포인트, IBK기업은행이 0.1%포인트 그리고 우리은행이 0.04%포인트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 인상으로 가계대출에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 기준금리 인상이 확정되면서 자영업자대출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이와 연동해 움직이는 금융채 역시 상승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영업자대출 금리는 매일 변동하는 금융채 금리와 연동하는데 금융채 금리는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함께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자영업자대출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는 점도 자영업자대출 우려에 한몫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 금융권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598조원으로 2016년 521조원에서 1년 만에 77조원이나 증가했다.

대출 증가는 대표적인 자영업종인 도·소매, 숙박, 음식업 분야에서 두드러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에 이 업종의 대출은 1분기보다 6조원 늘었다. 증가 폭으로는 역대 최대다.

다만 현재 자영업자대출 관련 금리나 주택담보대출 등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측해 미리 오른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당장에는 인상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은행 입장에선 곧바로 금리를 인상할 경우 예대마진을 노린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금리 인상 발표 전에 시중금리를 대변하는 코픽스(COFIX) 금리가 먼저 상승해 시중은행이 대출금리를 미리 올려놓은 상태”라며 “코픽스 금리는 월별로 책정되고 대출금리는 채권시장 상황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기에 당장 금리가 크게 오르진 않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