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평소보다 30~4% 영업손실”… 공동조사단 구성해 피해 보상 요구

30일 소상공인연합회가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아현지사 근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사진=차여경 기자


KT아현지사 화재로 인한 통신 마비로 손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이 정확한 실태조사와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소상공인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평균 주말 매출보다 30~40% 줄었음에도 KT가 무선 카드 단말기 제공 등 보완대책을 실시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황창규 KT회장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30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아현지사 근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상공인들은 영업 불능 상태지만 KT는 공동조사단 구성 등 대화 제의조차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4일 토요일 오전 11시 충정로 KT아현지사 건물 지하 통신구에서 불이 나면서 서울 일대 지역 유·무선통신 장애가 빚어졌다. 특히 서대문구, 마포구, 은평구 지역은 휴대전화, 유선전화, 카드결제 단말기, 포스(POS·판매시점 정보관리 시스템)도 먹통이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카드 결제가 안돼 매출이 급락하고 손님들의 발길이 끊어졌다. 배달 업소는 유선전화가 안돼 영업 자체가 안됐고, 인터넷 피씨방도 문을 닫았다. 외식업, 미용업도 전화 예약을 받을 수 없어 대부분 소상공인 피해가 큰 상황이라며 통신이 일부 복구됐지만 손님들이 그 지역에 대해 불안감이 있어 매출이 크게 회복되 않는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식자재를 구입했는데 폐기처분하거나, 장사 준비에 필요한 물품을 주문하지 못하는 등 간접피해도 크다. 장사를 일주일 때 못하는데 임대료나 인건비는 계속 나가고 있어 타격이 크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하루 전부터 충정로역 부근에 소상공인 신고 천막센터를 설치하고 인터넷,전화, 현장 접수를 받고 있다. 이틀 사이에 150여건이 넘는 피해 사례 접수가 들어왔다고 연합회 측은 밝혔다.

 

마포구 홍익대학교 근처에서 술집을 하고 있는 이은표 독막로길 피해대책위원회 위원은 기자에게 통신이 끊긴 24일과 지난 3개월 토요일 평균 매상을 모아서 비교해보니 100만원 이상 차이가 났다한 가게 당 평균적으로 100만원 손해를 봤다 치면 소상공인 17만명이 1700~2000억원 정도를 피해를 입은 게 아니냐고 토로했다.

 

이 위원은 통신이 복구됐더라도 일요일 홍대 근처 술집은 조용했다. 통신 마비 상황을 보고 손님 발길이 끊겼기 때문이라며 일주일 간 홍대 근처 독막로길 소상공인들의 피해 규모를 조사한 뒤, 정확한 수치가 나오면 KT에 소송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소상공인들은 연합회 측과 KT가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하루빨리 실태조사에 나서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 회장은 “KT는 제대로 된 피해 조사를 해주지 않았다. 언제까지 복구될 것인지 일정을 고지하고 무선카드 단말기 임시 사용 등을 알려줘야 하는데 (소상공인들은) 아무도 이 상황을 모른다보상이 문제가 아니다. 사건이 일어났지만 황창규 회장과 KT임원들은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공문도 보내보고, 전화도 해봤지만 기다려달라는 말 뿐이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황창규 회장이 이번 사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 벌어진 사태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소상공인들과의 대화 제의를 묵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회 측은 신고센터 접수된 내용을 바탕으로 집단 소송 등 공동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재난지역 선포, 집단소송제 법제화 등 요구사항을 정부와 국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만약 실태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KT회선 해지운동 등 불매운동에 나설 수 있다고 연합회 측은 밝혔다.

 

한편 KT 관계자는 구체적인 (소상공인)보상방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KT는 현재 동케이블 기반 인터넷 이용자에게 총 3개월 이용요금을 감면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또한 동케이블 기반 일반전화(PSTN) 이용자는 총 6개월 이용요금 감면과 소상공인 피해 헬프데스크 확대 대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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