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말부터 한 달간 현장조사 진행, 세무업계 “지주사 대상 세무조사는 오너 타깃 배경”…일동 “조사 대상은 지주사 체제 전환 전”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최근 CJ 세무조사로 일동제약그룹 지주사인 일동홀딩스에 대한 조사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통상 그룹 지주사에 대한 세무조사가 흔치 않은 상황에서 일동홀딩스는 조사 대상 기간이 지주사 체제 전환 이전이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동홀딩스는 지난 9월 말부터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의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1국 요원들은 9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일동홀딩스에 상주하며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현재 추징세액(추징금)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에 일동홀딩스는 서울국세청으로부터 사전 통보를 받은 정기세무조사라고 밝혔다. 지난 2012년 말과 2013년 초 받았던 정기세무조사 이후 6년여 만의 조사라는 설명이다. 

 

앞서 일동제약은 지난 2016년 8월 지주사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지주사인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 일동바이오사이언스, 일동히알테크 등 4개사로 분할됐다. 

 

이처럼 2년여전 지주사 체제로 전환되며 설립된 일동홀딩스에 대기업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서울국세청 조사1국이 조사를 하는 배경과 과정에 대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동홀딩스 세무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세무업계도 마찬가지다. 

 

세무당국에서 10년 넘는 조사 경력을 갖고 있는 한 세무사는 “국세청이 그룹의 지주사를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나선 사례는 많지 않다”며 “최근 CJ나 일동홀딩스 사례는 드문 케이스”라고 지적했다. 

 

실제 서울국세청은 최근 CJ 본사에 조사관들을 파견해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CJ는 지난 9월 말 기준 CJ제일제당과 CJ CGV, CJ ENM, CJ프레시웨이, CJ올리브네트웍스, CJ푸드빌 등 자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CJ그룹 지주사다. 

 

일동홀딩스는 설립 2년여 만에 경영이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들어 3분기 누적 344억5800만원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7.8%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17억36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94.4% 급증했다. 순이익도 전년 적자에서 올해 흑자로 전환됐다.

 

윤웅섭 대표이사 사장. / 사진=일동제약
이같은 실적을 토대로 제약업계 일각과 세무업계는 결국 지주사 대상 세무조사가 일동제약 그룹 오너를 향한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한다. 일동제약그룹 오너는 현재 3세인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사장을 지칭한다. 일동제약 창업자는 윤 사장의 조부 고(故) 윤용구 회장이다.

 

복수의 세무사는 “지주사가 직접 물품을 제조하거나 매출을 창출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지주사 대상 세무조사는 오너를 타깃으로 한 배경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진행 중인 CJ 세무조사에서도 총수 일가 급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은 이같은 사유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동홀딩스는 이같은 관측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된 것은 2년여 전 일인데 그룹 오너를 겨냥한 세무조사라는 지적은 사실과 동떨어진 추측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일동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정기세무조사는 2016년 8월 지주사체제로 전환하기 전인 2014~2105년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결국 사실상 분할 전 일동제약을 상대로 조사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복수의 제약업계 소식통은 “과거와 달리 국세청이 CJ 등 지주사들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하는 것은 정부의 군기잡기로 볼 수 있다”며 “일동홀딩스 세무조사 결과가 궁금하다”고 입을 모았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