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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포인트로 본 롯데카드 매각…할인 요소만 '한가득'
  • 황건강 기자·CFA(kkh@sisajournal-e.com)
  • 승인 2018.11.2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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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부진·조달금리 상승 압박·부가서비스 조정 한계
롯데카드 매각을 두고 인수합병 시장에서는 흥행포인트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사업 전망만 놓고 봐도 카드업황 둔화에 카드수수료 인하 등 정책 상황 악화 등 우려 요인이 넘쳐난다. 여기에 롯데 그룹의 후광이 사라진다는 점 역시 인수후보들에게는 할인 요소다 / 사진=연합뉴스

롯데카드 매각을 두고 인수합병 시장에서는 흥행포인트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사업 전망만 놓고 봐도 카드업황 둔화가 예상되는데다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 상황 악화 등 우려 요인이 넘쳐난다. 여기에 롯데 그룹의 후광이 사라진다는 점 역시 인수후보들에게는 할인 요소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 27일 일 롯데지주는 롯데카드와 롯데손보 매각방침을 확정하고 공식적인 매각 계획을 내놨다. 지난 10월 신동빈 회장 석방 이후 매각설이 흘러나온 시점부터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매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다만 빠른 시간내에 공개 매각으로 전환한 점은 롯데그룹 역시 흥행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롯데카드 매각 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이번주 인수후보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안내문(티저레터)를 발송하면서 공개매각으로 방향을 바꿨다. 롯데그룹내 금융계열사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지난달까지만 해도 일부 후보군을 대상으로 개별 접촉하는 프라이빗 딜 형태를 유지할 것이란 예상과는 다른 상황이다. 

롯데 측에서는 인수후보 찾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부 매각과 그룹 계열사를 통한 매각 모두 검토하고 있던 모습에서 외부 매각으로 방향을 분명히 한 점도 자신감의 표현이란 평가를 받는다. 롯데그룹에서는 지난해 10월 롯데지주가 출범하면서 그룹내 금융계열사 처리와 관련해 "외부 매각과 계열사의 지분 인수를 모두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계속되는 카드업계 부진…롯데카드 수익성, 계단식 감소중

롯데그룹의 자신감과 달리 시장에서는 마땅한 인수후보를 찾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일단 카드사를 확보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노리는 금융지주사가 인수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구체적으로는 우리금융과 BNK금융 등이 인수후보로 거론되지만, 금융지주사들 가운데 아직까지는 공식적으로 나서는 곳이 없다. 

인수후보군이 모인다 해도 성공적인 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롯데 입장에서는 좋은 가격을 받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어서다. 카드업계는 최근 수년간 지속적으로 수익성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8개 카드사 순이익은 9669억원으로 1조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롯데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순이익은 729억원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이는 직전년도인 2017년 3분기 실적 부진으로 누적순이익이 급감한 데 따른 기저효과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3분기 누적순이익으로 344억원을 기록했지만 이는 무형자산손상차손으로 379억원을 처리했기 때문이다. 롯데카드는 롯데백화점 카드사업 부문 인수과정에서 발생한 영업권을 손상처리하면서 318억원을 전액 상각했다. 

인수합병업계 관계자는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영업권은 매각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인수가 산정 과정에서 할인 요소"라며 "롯데 입장에서는 매각을 염두한 시점에서 어차피 받지 못할 금액을 털어버린 셈"이라고 설명했다.

영업권 상각으로 인한 착시 효과를 제외할 경우 롯데카드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모습이 분명해진다. 2017년 3분기 무형자산 손상처리로 인한 손실분을 제거하면 순이익은 723억원 수준이다. 2016년 3분기에 862억원에 비해 16.1% 감소한 수준이다. 롯데카드의 분기순이익이 2015년에는 1174억원, 2014년에는 1261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계단식으로 수익성이 하락하는 모습이다. 같은 기간 동안 영업수익은 오히려 늘었다는 점 역시 구조적 수익성 악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롯데카드 최근 5개년 연결 손익 추이 / 표=시사저널e
◇인수전 흥행 실패시 그룹후광 제외도 할인요소

롯데카드가 제3자에게 매각될 경우 카드업계 수익성 감소 뿐만 아니라 모 그룹의 후광이 사라진다는 점도 매력도를 낮추는 요소로 꼽힌다. 유통 사업에서 뿌리가 깊은 롯데그룹과 사업 내용이 연계돼 있다는 점도 부담이지만 그룹의 자금 지원 가능성이 사라질 경우 신용등급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국내 카드업계의 이익 대부분은 대출업무를 통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 결재 수수료로는 이미 수익성이 낮아질 만큼 낮아진 상황이고 정부의 수수료 인하 기조에 향후 전망도 어둡다. 따라서 카드대출에서 수익을 내야 하는데 여기서는 조달금리가 낮을 수록 수익에 도움이 된다. 

롯데카드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A등급 수준이다. 업계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지만 어디까지나 롯데그룹의 후광이 있는 상황에서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의 지원 가능성을 감안해 신용등급에 한노치 상향 효과를 적용하고 있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M&A로 인해 계열지원가능성이 반드시 제거되는 것은 아니며, 우량한 계열로 편입되는 경우 최종 등급 상향가능성이 높고, 열위한 계열로 편입되는 경우 등급이 하향되기도 한다"며 "향후 지분 매매 계약 완료 시점에 계열지원가능성 변동을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카드 입장에서는 롯데그룹과 비슷한 대규모 기업집단에서 롯데카드를 인수하는 상황이 최선이다. 이 경우 신용등급에 영향이 없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각오해야 한다. 롯데카드는 지금까지보다 더 비싼 비용을 들여 자금을 조달해와야 한다는 이야기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AA등급 수준에서 한노치 떨어질 경우 조달비용은 20~30bp 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이 부분을 인수후보들도 알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카드를 매각하는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가격 할인 요소다. 인수후보가 다수 난립해 경쟁이 치열하다면 가격 협상 과정에서는 인수자의 능력에 따른 기업가치 상향분은 논외가 되겠지만 흥행에 실패할 경우 가격 조정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 더구나 신용등급에 한노치 상향 효과가 반영됐다는 점이 분명한 상황이다. 복수의 인수후보들이 인수에 욕심을 부리지 않을 경우 협상 시작부터 신용등급을 조정해 사업가치를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 

◇내년 수수료 인하 대응 발목 잡을까…롯데에 불리한 '시간'

시간 역시 롯데 측의 편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롯데는 공정거래법 관련 규정에 따라 내년 10월까지 금융계열사 지분 모두를 처분해야 한다. 당장 내년부터 카드 수수료 인하가 시행되고 카드업계 수익성 감소가 예상되는 시점인데 묘책을 찾기에 열 달이란 시간은 충분하지 못하다. 

내년 상반기가 카드사들의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성 감소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날 것이란 점도 부담이다. 내년 1월부터 수수료가 인하된다고 해서 기존에 발행된 카드들의 부가서비스를 중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행 여신금융업법에서는 카드사의 부가서비스 유지 기간을 3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신규 카드를 내놓고 3년간은 부가서비스를 유지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3년이 지났더라도 부가서비스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6개월 전 미리 고객에게 고지해야 한다. 지금 당장 부가서비스를 조정한다 해도 내년 상반기는 해당이 없다는 이야기다.

롯데카드 입장에서는 내년은 물론 향후 사업 성적을 좌우할 중요한 시기에 매각을 발표하면서 손발이 묶인 상황이다. 이번 매각에서 롯데멤버스는 제외됐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롯데멤버스를 금융사에서 비금융사로 변경하는 안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허가받았다. 롯데카드 소속 사업부에서 2015년 1월 인적분할을 통해 별도법인으로 분리된 롯데멤버스는 당시 금융계열사로 신고했으나 롯데카드 매각을 앞두고 비금융사로 변경하는데 성공하면서 이번 매각에서 제외됐다. 

롯데멤버스는 전자결제시스템 엘페이(L.pay)와 고객 멤버십 엘포인트(L.POINT) 사업 등을 맡고 있다. 사업내용만 놓고 보면 카드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셈이다. 롯데카드가 매각된다 하더라도 롯데멤버스에서 주관하는 엘포인트 적립 및 사용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롯데카드의 새 주인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가서비스 조정에 나서기에 제약이 많다. 장래 인수자가 어떤 마케팅 전략을 펼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카드사 전반의 부가서비스에 손댔다가 다시 환원할 경우 소비자 신뢰를 잃을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용카드 표준약관에서는 카드사의 경영위기로 부가서비스를 유지할 수 없는 경우 변경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이번 매각은 롯데카드의 경영위기 보다는 그룹 지배구조 재편 차원이라 해당 사항이 없다"며 "내년 수수료 인하 적용후 수익성 확보를 위해 다른 카드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인데 매각 절차를 길게 끌고갈 경우 롯데 측에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건강 기자·C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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