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HD급 그래픽 업그레이드·자동사냥 도입·신규 클래스와 월드 공성전 업데이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사진=엔씨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한 ‘리니지’가 새로운 변신을 꾀한다. 풀HD급으로 그래픽을 업그레이드하고 그 동안 불법이었던 자동사냥을 공식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모든 과정을 모바일로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리마스터로 돌아온 리니지가 게임 시장에 다시 한번 흥행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엔씨, 리니지 리마스터 공개…“가장 큰 변화 시작”

엔씨소프트는 29일 서울 역삼동 ‘더 라움’에서 리니지 서비스 20주년 미디어 간담회 ‘ONLY ONE’을 개최하고 앞으로의 리니지 서비스 방향과 비전을 공개했다.

김택진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리니지를 사랑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린다”며 “20년 간 만들어온 리니지가 가장 큰 변화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엔씨는 리니지 출시 20년을 기념한 업데이트 ‘리니지: 리마스터(Lineage Remastered)’를 공개했다. 이성구 리니지UNIT장은 리니지: 리마스터의 상세 정보와 서비스 일정을 발표했다.

리니지: 리마스터는 그래픽, 전투, 사냥 등 게임의 모든 부분을 업그레이드하는 리니지 역대 최대 규모의 업데이트다. 엔씨는 12월 중 테스트 서버에 리니지: 리마스터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이후 피드백 및 안정성을 확보한 뒤 바로 본 서버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리니지: 리마스터의 주요 콘텐츠는 ▲그래픽, UI(User Interface) 등을 개선하는 ‘그래픽 리마스터’ ▲이용자의 조작 없이도 플레이 가능한 ‘PSS(Play Support System, 자동사냥)’ ▲모바일로 캐릭터 상태를 볼 수 있는 ‘M-Player’ ▲9번째 신규 클래스 ‘검사’ ▲다른 서버 이용자와 경쟁하는 ‘월드 공성전’이다.

엔씨는 그래픽 리마스터를 통해 1920x1080 와이드 해상도의 풀HD급 그래픽을 적용한다. 이용자는 기존 대비 4배 증가된 해상도와 2배 향상된 프레임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현대적인 UI(User Interface)도 선보일 방침이다.

엔씨는 또 리니지에 ‘PSS(Play Support System)’와 ‘M-Player’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용자는 PSS를 통해 사냥터 이동, 몬스터 사냥, 자동 귀환 등 35가지의 기능을 설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완벽한 자동 사냥이 가능하다. M-Player는 플레이 상태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모바일 뷰어(Mobile Viewer)다. 이용자는 플레이 중인 캐릭터의 각종 지표(HP/MP/경험치 등)와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리니지의 9번째 신규 클래스인 ‘검사’도 추가될 예정이다. 검사는 장검을 주 무기로 사용한다. 모든 클래스 중 가장 공격력이 높은 클래스다. 타 클래스의 방어 스킬(Skill, 기술)을 무력화 할 수 있는 스킬을 보유하고 있다. ‘월드 공성전’도 업데이트 될 예정이다. 이는 리니지의 핵심 콘텐츠인 공성전의 대규모 버전이다. 총 8개 서버의 이용자들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대규모 집단 전투 콘텐츠다.
사진=엔씨

◇게임 흥행 가능성…아직은 ‘반신반의’

리니지가 이번 리마스터 업데이트릍 통해 새로운 흥행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 현재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리니지는 국산 RPG의 상징과도 같은 게임이다. 지난 1998년 출시된 뒤 수많은 논란과 이슈를 낳았다. 아울러 지금의 엔씨를 있게 해준 게임이기도 하다. 지금도 엔씨의 주 매출은 모바일게임인 ‘리니지M’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의 10대와 20대에게 리니지라는 지적재산권(IP)은 상당히 낯설다는 점이다. 사실상 PC 리니지의 경우 신규 유입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과거부터 리니지를 플레이해 오던 유저들이 꾸준히 즐겨오고 있을 뿐이다. 이번 기자간담회에서도 신규 유입에 대한 질문이 나왔으나 엔씨측은 기존 유저들에게 맞춰나가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엔씨 역시 신규 유입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번 업데이트는 기존 유저들의 편의성 증대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볼 수 있다. 그간 불법으로 여겨졌던 ‘자동사냥’을 공식적으로 도입한 것도 같은 이유다. 사실 엔씨는 리니지M 출시 이후 리니지 유저들이 감소하는 이른바 ‘카니발리즘(이용자가 새 게임으로 이동해 기존게임의 이용자수가 줄어드는 것)’ 현상을 겪어 왔다.

여기에 신작 게임 출시 지연 등으로 매출 및 영업이익마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엔씨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39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3278억원) 대비 57.5%나 감소한 수치다. 매출액 역시 40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273억원)보다 44.4% 감소했다. 특히 모바일게임 매출(2165억원)이 전년 동기(5510억원)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실적 반등을 위해 내놓은 것이 바로 이번 리니지 리마스터 업데이트다. 당장 신작 출시가 어려운 상황속에서 엔씨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리니지 개편에 나선 셈이다.

그러나 이번 리마스터 업데이트의 경우 반짝 흥행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게임의 주 연령층인 10대와 20대에게는 크게 어필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서 블리자드가 시도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역시 출시 초반 높은 관심을 받았으나 10대와 20대의 무관심속에서 결국 흥행에는 실패한 바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번 리니지 리마스터를 통해 기존 유저들이 게임에 다시 돌아올 가능성은 어느정도 있다”며 “그러나 이를 통해 신규 유입이 늘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차라리 새로운 후속작을 공개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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