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KB금융·BNK금융 등 물망에 올라…매각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 전환 작업의 일환으로 금융 계열사인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매각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두 회사의 새 주인이 누가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KB금융지주, 우리은행, BNK금융지주 등이 유력 인수 후보자로 물망에 오른 상황이다.

◇롯데, 지주사 체제 마무리 위해 금융 계열사 매각

롯데그룹은 지난 27일 금융 계열사인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를 매각하는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해 10월 롯데지주를 설립하고 지주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변경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서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 계열사 주식 보유를 금지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는 지난해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 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대한 대응책을 고심한 끝에 그룹 내 금융 계열사 중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외부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매각과 관련해선 매각 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협의해 일정과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엔 포함되지 않았지만 금융 계열사인 롯데캐피탈도 향후 매각을 추진할 전망이다.

◇새 주인 누가 될까…기존 금융지주들 물망에 올라

현재 업계에서는 롯데카드와 롯데손보의 새 주인이 누가 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롯데카드의 경우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과의 제휴를 통해 확보한 카드 고객이 많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매각 이후 롯데그룹과 마케팅 제휴를 어떻게 진행할 지가 관건인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롯데카드와 롯데손보를 인수할 유력한 후보군으로 우리은행, K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이 거론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내년 초 지주사로 전환하면 비(非)은행 계열사를 보강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보험사와 카드사 등 다양한 비은행 분야에서 주요 인수자로 꼽히고 있다. 우리카드 위상이 크지 않다는 점도 인수후보로 꼽히는 이유다.

KB금융은 자본규모가 넉넉해 인수자금 동원능력이 금융지주회사들 중에서 가장 좋다는 점에서 인수후보로 꼽히고 있다. 특히 최근 경쟁사인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 인수에 성공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롯데카드·손보 인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 KB카드와 KB손보를 가지고 있는 KB금융 입장에서 롯데 카드·손보를 인수할 경우 비은행 계열사 규모 키우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간 롯데그룹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온 BNK금융지주도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BNK금융의 경우 롯데와 마찬가지로 부산 및 경남을 지역적 기반으로 삼고있다. 아울러 롯데그룹은 BNK금융지주의 지분 11.14%를 보유한 2대 주주이기도 하다. 하나금융의 경우 손해보험 계열사가 없다는 점에서 롯데손보 인수후보로 떠오른 상황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롯데카드와 롯데손보의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계속되는 카드수수료 인하 등으로 카드사 수익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롯데카드 인수에 대한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지금 있는 카드사도 정리해야할 판”이라며 “현재 카드사들이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추가로 카드사를 인수할 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롯데손보 역시 시장점유율이 3% 안팎에 머무는 등 규모가 크지 않고 영업 또한 그간 롯데 계열사 의존도가 높았다는 점에서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재 유력후보로 물망에 오른 금융지주들은 롯데 카드·손보 인수와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지금 밝힐 수 있는 공식 입장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정도”라며 “인수합병의 경우 워낙 비밀리에 진행되는 일이기에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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