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재건축 재추진 이후 집값 급등…변수 산재, 사업 장기화 가능성도

27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와 한강 사이에 위치한 서부이촌동 일대(12만4000㎡)는 △이촌1구역 △이촌시범·미도연립 △중산시범 등 3개의 특별계획구역으로 나뉘어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이 중 사업속도가 가장 빠른 지역은 이촌1구역(사진)이다. /사진=길해성 기자

 

서부이촌동은 2013년 국제업무지구 사업이 무산된 이후 슬럼화가 급속도로 진행됐다. 좀처럼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던 이 지역은 2015년 서울시가 서부이촌동에 대한 지구단위계획을 마련하면서 활기를 되찾았다. 재건축 조합설립 추진위원회가 설립되고 구역지정 신청에 나서는 등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거기다 용산 마스터플랜 소식은 서부이촌동의 전망을 더욱 밝게 했다.

 

하지만 서부이촌동이 실제 재건축에 들어가기까지는 난관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각 사업장마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현재 다세대·연립 등 혼재한 이촌1구역은 소유권 관계가 복잡한데다 중산시범, 미도시범 등은 시유지에 위치한 탓에 서울시와의 지분정리가 남아 있다.

 

대지지분 평당 1억원 돌파“2008년 시세 회복, 아직 상승여력 있어

 

27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와 한강 사이에 위치한 서부이촌동 일대(124000)이촌1구역 이촌시범·미도연립 중산시범 등 3개의 특별계획구역으로 나뉘어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이촌1구역과 중산시범 두 특별계획구역에서는 재건축 조합설립 추진위원회가 설립된 상태다.

 

앞서 서부이촌동은 2007년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당시 철도정비창 부지와 함께 통합 개발되기로 했지만 사업 무산과 함께 개발에서 멀어졌다. 서울시는 지난 2015년 중산시범·이촌시범·미도연립 등 재건축 대상지를 3개 특별계획구역으로 나누어 개발하는 내용의 지구단위계획을 내놨다.

 

현재 개발속도가 가장 빠른 지역은 이촌1구역(23543)이다. 용산역 철도정비창 부지 남서쪽에 있는 이촌1구역은 지난 2015년 말 재건축 조합설립 추진위원회가 설립되면서 재건축 사업에 물꼬가 트였다. 올해 7월에는 추진위원회가 정비구역 지정과 정비계획안 입안을 서울시에 신청했다. 추진위원회는 정비구역 지정이 완료되는 대로 조합 설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 특별계획구역 현황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사업이 가시화되면서 이촌1구역의 지가도 들썩였다. 현재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지역은 현재 대지지분 5평 이하인 연립·다세대주택이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가격은 평당 1~17000만원선이다. 4(13) 연립주택의 경우 지난 875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2억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이촌1구역 내 한 부동산 관계자는 올 봄부터 여름까지 매수문의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다“2007년부터 진행된 용산 국제업무 개발이 무산된 이후 10년 간 쌓여왔던 물건들이 해소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일대 대림, 성원(북한강), 동원아파트를 비롯해 준공된 지 40년 가까이 된 중산시범·이촌시범 아파트도 전년 대비 최소 수천만원 이상 뛰었다고 덧붙였다.

 

물론 연이은 정부 규제 여파 등으로 현재 분위기는 종전만 못하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다만 현재 지정구역 지정 승인과 용산 마스터 플랜 계획에 따라 지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현재 가격은 과거 용산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2008년 당시 시세를 회복한 수준이다그때도 가격이 7~8억원 수준이었는데 강남 아파트를 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저평가 됐기 때문에 앞으로 용산 호재에 따라 좀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조합 설립 이후에는 조합원 물건을 거래할 수 없기 때문에 구역지정 이후와 조합 설립 전에 가격이 한 차례 더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분 정리 등 변수 산재, 사업 장기화 가능성도투자 시 10년까지 생각해야

 

서부이촌동 재건축 사업이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촌1구역은 40~50년 이상 된 주택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소유관계가 복잡해 사업에 변수가 많다. 중산시범과 이촌시범·미도연립 역시 땅이 시유지인 탓에 지분 정리 등의 문제가 남아 있다.

 

이촌1구역은 토지 등 소유자가 506명으로 적지 않은데다 소형 임대주택을 256가구나 지어야 해 사업성이 높지 않을 전망이다. 다주택자들의 집까지 더하고 분양받을 아파트의 평형대를 넓이면 일반분양분은 더욱 줄어들 수 있다. 현재 GS건설, 롯데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8개의 대형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향후 사업성에 따라 건설사들의 참여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조합원 자격이 없는 주민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현행법상 조합원 자격은 토지와 건물을 모두 소유한 자에게 부여된다. 하지만 이촌1구역은 워낙 오래된 주택이 많다보니 토지나 건물만 소유하는 등 권리관계가 복잡한 경우도 적지 않다. 관리처분 단계에서 평가방식을 놓고 진통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이촌1구역 추진위 측은 조합원이 될 수 없는 주민들의 경우 현금청산으로 해야하는데 이 부분 역시 향후 총회 등을 거쳐 결정할 문제다고 말했다.

 

준공 40년이 넘은 중산시범과 이촌시범은 부지가 서울시 소유다. 이에 따라 조합이 토지부터 매입한 이후 사업이 시작될 수 있다. 중산시범은 추진위원회가 현재 시유지를 매입하겠다는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이촌시범·미도연립은 아직 추진위원회 구성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촌시범 아파트 인근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분담금 등 자금 부담을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이촌시범·미도연립과 중산시범의 경우 시유지 등의 지분 정리가 만만치 않아 서부이촌동 일대 개발 사업은 더욱 더디게 진행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에서는 서부이촌동 개발에 여러 난관이 예상되는 만큼 투자의 경우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용산 일대는 최근 한남뉴타운도 속속 사업 속도를 내기 시작하고 있어 용산개발 마스터플랜이 아니더라도 기대감이 높다다만 여전히 투자 측면으로 볼 때 상당한 시간을 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소 5년에서 길게는 10년까지 장기투자를 염두에 두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