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유사한 타 제약사와 연봉 807만원 차이…업계 “리베이트 포함” vs 안국 “어불성설”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최근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안국약품이 직원 급여에 리베이트를 포함시킨 후 나중에 돌려받았다는 의혹이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안국약품과 연매출 규모가 유사한 다른 제약사들의 평균 직원연봉을 비교한 결과, 800여만원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게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안국약품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며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식품·의약조사부 소속 요원들은 지난 21일 안국약품을 하루 종일 압수수색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리베이트 수사를 진행하기 위한 것으로 관련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그동안 안국약품의 경우 직원 급여에 리베이트 금액을 포함시켜 지급한 후, 나중에 회사가 돌려 받아 의사들에게 제공했다는 의혹이 퇴직자들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이미 일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이에 시사저널e는 안국약품과 지난해 연매출 규모가 비슷한 제약사 8곳을 선정, 안국의 평균 직원연봉이 어느 정도 수준인 지 여부를 살펴봤다. 안국약품은 지난해 1835억99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나머지 8개 업체는 지난해 연매출이 1500억원에서 2000억원 사이를 기록한 제약사들이다. 

 

단, 이 집계의 평균 직원연봉은 각 제약사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적시된 급여 총액을 직원수로 나눈 금액이다. 이 금액은 각 제약사가 산정하는 기준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제약업계에는 연봉제로만 급여를 지급하는 회사가 있고, 연봉제와 호봉제를 혼합한 회사도 있는 등 회사 규정과 여건에 따라 다르다. 

 

분석 결과, 안국약품의 지난해 평균 직원연봉은 6383만원으로 산출됐다. 안국약품과 지난해 매출규모가 비슷한 8개 제약사의 평균 직원연봉은 5576만원이다. 안국과 8개 회사의 차이는 807만원이다. 

 

특히 지난해 3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한국유나이티드제약과 경동제약도 평균 직원연봉이 5000만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안국약품의 평균 연봉이 높다는 점은 확실하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소식통은 “직원 급여에 리베이트를 포함시키는 방법은 과거 10여년전 사용했던 고전적 수법”이라며 “안국약품 연봉 수준이 높다는 점은 이를 일부 확인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안국약품의 연봉 수준이 높다는 점만으로는 리베이트 제공 의혹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안국약품도 이같은 의혹에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안국약품 관계자는 “직원 급여에 리베이트가 포함돼 있다는 의혹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안국약품이 검찰 압수수색을 받은 사실은 이미 언론에 공표됐다. 하지만 리베이트 혐의라는 부분은 업계의 추정일 뿐, 공식적으로 누구도 확인하지 못한 부분이다. 안국약품은 물론 검찰도 리베이트 혐의를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를 진행 중인 사건에서 섣부른 판단은 위험할 수 있다”면서 “안국약품이 직원들에게 높은 급여를 준 우량제약사인지, 리베이트를 포함시킨 행위를 저질렀는지는 검찰이 수사해 발표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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