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서 양국 정상 만나 협상 가능성…전문가 “중국, 절충안 마련해 타협점 찾아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내달 1일 미·중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미국 내 대(對)중 강경파 핵심인물로 알려진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회담에서 배제돼 미·중 간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서로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이고 있어 무역전쟁 등 미중 양국 간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오는 30일부터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회동하고 G20 일정이 끝난 직후인 12월1일 별도 양자회담과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미중 갈등 및 무역전쟁 향방이 결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3일(현지 시간) “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내달 1일 열리는 미중 정상 간 만찬회담에 나바로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 측 참모진 6명 명단에 배제돼 회담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최근 미국 항공모함의 홍콩 입항을 허용하자 미국은 대표 대중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을 미중 정상회담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바로 국장은 중국과의 타협은 절대 불가하다고 주장하는 미국 내 대표적인 대중 강경론자로 꼽힌다.

SCMP는 “양측이 12월1일 만찬 회동을 하면서 최대 6명의 참모진을 각각 대동할 것”이라며 “어느 참모가 정상회담에 참석하는지는 회담 분위기와 최종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나바로 국장이 배제되면서 미국 측에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윌버로스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에선 무역협상 책임자인 류허(劉鶴) 부총리, 딩쉐샹(丁薛祥)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楊潔篪) 외교담당 정치국원 등이 배석자로 거론되고 있다.

중국 관영 언론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3일(현지시간) 나바로 국장의 배제 소식을 전하며 “양측이 극단적인 대립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에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무역전쟁과 관련해 미국과의 합의를 원한다고 언급하며 미국도 합의를 할 수 있다면 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중국이 미국보다도 더 협상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강하게 맞받아 쳤지만, 사실상 중국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다. 양국이 이번 기회를 통해 타협점을 찾거나 진전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중국이 협상에서 절충안을 내지 않으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 평론가는 “표면적으로는 미중 양국이 맞대결을 하는 것으로 보이나 내부적으론 중국이 미국이 만족할만한 절충안을 통해 무역전쟁을 끝내려는 모습이다. 실무진에서 어느 정도 무역 전쟁에 대한 협상이 진전된 게 아닌가 싶다”며 “중국은 연내 무역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지금보다 한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끈은 놓지 않고 끝까지 추과 관세를 부과하며 중국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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