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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판 크립토밸리, 자본 유출 막기 힘들어”
  • 최창원 기자(chwonn@sisajournal-e.com)
  • 승인 2018.11.2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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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영 한국핀테크연합회 의장 “기술 개발 중심의 특구 돼야”
/사진= 홍준영 한국핀테크연합회 의장 제공
“크립토밸리 개념을 오용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블록체인 특구를 꿈꾸고 있다. 한국판 크립토밸리를 만들겠다며 지자체장들이 전면에 나섰다. 하지만 일각에선 크립토밸리 개념이 오용됐다고 지적한다.

23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사무실에서 만난 홍준영 한국핀테크연합회 의장은 “지자체장들이 블록체인 특구를 외치며 크립토밸리 개념을 오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크립토밸리는 연구와 개발을 주 업무로 하는 스타트업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지자체장들이 말하는 크립토밸리는 연구・개발이 아닌 채굴과 발행 등 거래 중심 특구 지역이다. 이는 대기업과 해외 자본이 특구의 주인이 되고, 국내 블록체인 스타트업계는 소외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거래업무 위주 특구…“자본 유출 막기 힘들어”

홍준영 의장은 지자체장들이 말하는 크립토밸리가 설립될 경우 대기업과 해외 자본이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크립토밸리는 스위스에서 연구・개발 스타트업들이 중심이 되어 만들어진 조세중립특구지역이다. 기술 개발 스타트업이 특구의 주인이다. 하지만 지자체장들은 암호화폐 공개(initial coin offering・ ICO)만 허용되면 특구라고 여기고 암호화폐의 채굴・발행 등 거래업무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는 대기업과 해외 자본에 시장을 잠식당할 우려가 크다.”

특히 그는 지자체장들이 말하는 특구가 설립될 경우 중국으로의 자본 유출을 막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은 암호화폐 거래소를 해외에 진출시키고 있다. 중국은 전세계 체굴의 80%를 진행하고, 채굴된 것을 중국 본토가 아닌 해외에 설립된 거래소를 통해 거래한다. 외화 벌이를 하는 셈이다. 특구가 설립될 경우 지금보다 더 많은 중국 거래소가 들어올 것이다.” 현재 국내에 진출한 중국 거래소로는 후오비, OK코인, 지닉스, 코인네스트 등이 있다.

◇ “연구・기술 개발 중심의 특구가 설립돼야”

홍 의장은 연구・기술 개발을 중심으로 한 스타트업 육성 특구가 설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구 설립 목적이 ‘혁신’인데 거래 중심 특구는 혁신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혁신을 위해 특구를 설립한다고들 한다. 그렇다면 블록체인 기술의 질적 성장을 위해 연구・기술 개발을 중심으로 하는 스타트업 육성 특구가 설립돼야 한다. 그런 노력이 있어야 유니콘이 탄생하는 것이다.” 유니콘은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을 말한다.

그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이 블록체인 특구 열풍을 만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암호화폐・블록체인)을 관장하는 부서가 도대체 어디인가. 얼핏 보면 금융위원회고, 다시 보면 과기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다. 가끔은 금융감독원이 주무 부서인 것 같기도 하다. 정확한 담당자가 없으니 크립토밸리를 오해하고 블록체인 특구 도시 설립을 외치는 것이다.”

홍 의장은 “우리는 정교하지 못한 정책으로 바다이야기 사태를 겪은 바 있다. 또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으라는 보장은 없다”고 강조했다.

 

최창원 기자
금융투자부
최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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