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KEB하나은행 신탁이익 급증…맞춤형 자산관리 수요 증대

4대 은행 로고. / 사진=연합뉴스

은행권 이익이 신탁을 중심으로 규모가 증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부터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이 은행권 이자이익 성장률을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되면서 은행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신탁시장에 더욱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 신탁부서의 확대개편도 예상된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3분기 누적 수수료이익을 보면 신탁이익 증가율이 이자이익 등 다른 항목보다 유독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4대 시중은행이 3분기에 기록한 누적 신탁이익은 총 9093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만에 1조원에 가까운 순익을 냈다. 전년 같은 기간(7412억원)보다 22.7% 증가했다. 4대 은행의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4% 증가한 것과 비교해 신탁이익 증가율이 2배 이상 높았던 것이다.

신탁 수탁고(공익신탁 제외)도 크게 증가했다. 4대 은행 신탁 수탁고는 236조497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1% 증가했다.

은행권의 신탁이익 성장으로 4대 은행의 총 수수료이익은 5조127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4조5763억원)보다 12% 늘며 3분기 만에 5조원이 넘는 이익을 기록했다. 신탁이익이 20% 이상 증가하며 수수료이익 증가율을 견인한 셈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고령화, 저성장 등 시대 변화에 따라 은행 고객들이 안전하면서 투자성 있는 신탁 상품을 찾고 있는 것”이라며 “은행에서 맞춤형 자산관리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4대 은행 신탁이익 규모. 올해 3분기에도 KB국민은행이 앞도적으로 많았다. / 사진=시시저널e
4대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신탁이익 규모가 돋보였다.

국민은행의 3분기 누적 신탁이익은 3982억원이다. 3분기 만에 4000억원에 가까운 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3.7% 늘었다.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이익이다.

하나은행의 신탁이익은 2168억원으로 1년 전보다 28.6% 증가했다. 신한은행 신탁이익은 1533억원으로 28.3% 늘었고, 우리은행은 1410억원으로 36.9% 증가했다.

신탁 수탁고는 신한은행이 69조7084억원으로 1년 전보다 31% 늘며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어 하나은행의 신탁 수탁고가 59조9380억원으로 작년보다 13.2% 증가했다. 국민은행 신탁 수탁고는 56조254억원으로 1년 새 18.3% 뛰었다. 우리은행 수탁고는 50조825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1% 늘었다.

은행권의 신탁 수탁고와 신탁이익이 급증하면서 은행의 연말 조직개편에서도 신탁 부서의 확대 개편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민은행은 작년 초 신탁본부를 신탁그룹으로 재편한 바 있고 같은 기간 하나은행도 신탁본부를 신탁사업단으로 격상한 바 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과 신탁사업부서들을 확대 개편해 운용 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중에 신탁 시장에서 블루오션을 보게 된 것”이라며 “은행권의 신탁 규제가 풀리면 더 큰 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조직 확대도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