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지역 옮겨 사업해도 협상 주체간 의견 충돌 반복될 가능성 커…협상 난항 이어지며 광주시‧현대차 모두 부담만

현대차 노조가 14일 울산시청 앞에서 광주형 일자리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정말 어떻게 풀어야 할지 안 보이는 문제라 뭐라 입장 말하기도 조심스럽다.

 

한 광주지역 정치인은 광주형 일자리사업 해결책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한때 광주의 기회로 여겨지던 사업이 오히려 계륵과 같은 존재로 부각되고 있는 현 상황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한마디였다. 광주시에게도 현대차에게도 해당 사업은 요즘 최대의 골칫거리 중 하나로 떠올랐다.

 

노사상생 일자리로 주목받았던 광주형 일자리가 시간이 갈수록 좌초위기에 처하는 모습이다. 급기야 다른 지역에서 진행될 가능성까지 거론되는데 결국 지역을 바꾼다 해도 똑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광주형 일자리와 관련 광주에서 합의가 안 되면 다른 원하는 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군산에서도 원하고 원하는 데가 많다고 말했다. 이원욱 제3정책조정위원장 역시 대안을 찾아야 할지 모른다며 대안 지역으로 군산을 언급했다.

 

이처럼 다른 지역까지 거론될 정도로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앞길이 꽉 막혀 있다. 광주형 일자리는 간단히 말해 광주형 일자리는 임금은 기존 노동자의 절반 수준을 적정임금을 유지하는 대신 정부와 지자체가 여러 복지 지원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전해주는 상생형 일자리 창출 모델이다. 허나 한국노총의 입장을 반영한 광주시 안을 현대차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어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정치권 및 업계에선 설사 광주형 일자리가 다른 지역에서 진행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 사정에 정통한 정치권 인사는 해당 협상은 지역 때문이 아니라, 처음 계획 당시와 달라진 그 내용 때문에 결렬되고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라며 다른 지역에서 진행하려면 다시 처음부터 계획해야 하는데다, 지금 겪는 문제도 똑같이 겪을 것이 명확하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광주형 일자리가 지금의 사태까지 오게 된 주요 배경으로 노조의 개입을 꼽고 있다. 원래 현대차로선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하게 되면 인건비 절감과 수년 간 단체협상을 유예할 수 있다는 장점을 기대할 수 있었다. 허나 광주시가 한국노총 광주본부 간 합의해 연봉을 더 올리고 협상유예도 하지 않는 안이 만들어졌고, 현대차로선 해당 사업을 할 이유가 사실상 사리지게 된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다

 

한 업계 인사는 연봉도 다시 많이 줘야하고 협상유예도 못할 바에야 현대차로선 차라리 다른 공장에 더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인 것 아니냐고 전했다.

 

만일 군산 등 다른 지역에서 해당 사업을 진행한다 해도 노조 개입은 불가피하고 결국 같은 문제는 쳇바퀴 돌듯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노총 산하 현대기아차 노조는 아예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하면 총파업을 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제 와서 사업에서 빠지는 것도 부담인 진퇴양난 상황이다. 광주시와 현대차의 협상 기한은 이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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