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총파업 이어 경사노위 끝내 불참…한노총, 불만 표하면서도 ‘대화의 끈’ 유지하는 대조적 행보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새로운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출범식 및 본위원회 1차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최근 총파업과 경사노위 불참으로 문재인 정부와 민주노총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사이 한국노총이 노동자 창구로 부각되고 있어 주목된다.

 

22일 사회적 대화 기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전격 활동을 위한 채비를 마치고 청와대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특히 이 자리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참석, 경사노위 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수여해 상징성을 더했다.

 

이날 행사엔 노동계(한노총, 비정규직, 여성, 청년), 경영계(경총, 대한상의, 중소기업, 중견기업, 소상공인), 정부(고용노동부 장관, 기획재정부 장관), 경사노위(위원장, 상임위원), 공익위원 4명 등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했지만 민노총만 불참했다.

 

문대통령과 민노총의 만남이 불발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10월 문대통령이 노동계 인사들과 대화를 나누려 했을 때에도 민노총은 당일 긴급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자리가 형식적인 이벤트 행사라며 나오지 않겠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올 5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의결하자 문재인 정부는 사상 최악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날치기 처리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최근 있었던 총파업과 더불어 경사노위까지 불참하면서 이제 민노총은 현 정부와 돌아가기 힘든 강을 건넌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민노총이 이처럼 날을 세우는 사이 한노총이 정부 창구로 나서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노총은 지난해 문대통령과 노동계와의 대화나 이번 경사노위 등 공식적 자리에 빠지지 않고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물론 한노총도 정부의 탄력근무제 확대 추진에 대해 반대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일단은 대화의 끈을 놓진 않는 상태다.

 

현재와 같은 구도가 길어질수록 한노총이 노동계 창구로 부각되는 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민노총과 각을 세우는 듯한 상황이 정부여당으로 하여금 정치적 공격을 피하게 하는 의도치 않은 결과도 만들어내고 있다. 한 여권 인사는 “(민노총과 갈등관계가 불거지니)야당에서도 노조정권이라고 공격하는 게 힘겨워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볼 때 결국 정부도 민노총을 대화 테이블에 앉혀야 한다는 압박감을 벗어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민노총의 규모나 조직력 등을 고려하면 정부도 아예 민노총을 배제하고 정책을 이끌어가긴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포스코 노조와 관련해서도 민노총은 한노총과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원래 무노조 경영을 이어오던 포스코에서 노조설립 바람을 일으킨 것은 민노총이었다. 허나 함께 조합원 모집에 나선 한노총이 더 많은 조합원을 모았고 결국 지난 20일 한노총 노조는 회사 측에 과반수 노조지위를 갖게 됐음을 통보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