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기존 입장 되풀이…"일방적 주장일 뿐"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수사 착수 직전에 삼성 측과 금융당국이 한차례 신경전을 벌이면서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 내부에선 증선위의 분식회계 판단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나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응에 불편한 기색도 나오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수사 착수 직전에 삼성 측과 금융당국이 한차례 신경전을 벌이면서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 내부에선 증선위의 분식회계 판단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나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응에 불편한 기색도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20일 고의적인 분식회계 혐의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검찰에 고발했다. 공교롭게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증선위 결정 및 IFRS 회계처리에 대한 FAQ'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분식회계 판정에 불복한다는 내용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15개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분식회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번에 분식회계 결정을 받은 삼성바이오에피스 관련 회계처리 이슈에 대해 '장부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회계적인 해석의 차이일 뿐'이라고 주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판정 불복…기존 입장 되풀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 측이 제시한 15개 질문에 기존 주장 대비 새로운 내용은 없다고 보고 있다. 삼성 측은 삼성바이오에피스 회계처리와 관련해 삼정, 삼일, 안진 등 3개 회계법인에서 적정 판단을 받았고 한국공인회계사회 위탁 감리에서도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적절한 회계처리였다고 주장한 바 있다.

 

삼성 측이 검찰 고발 당일 공식적으로 금융당국의 분식회계 판정에 불복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금융당국에서도 이례적으로 이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21일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입장문에 대해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증선위는 기자단에게 입장문을 통해 "회사의 소명내용과 함께 국제회계기준, 금융감독원의 방대한 조사내용, 증거자료 등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회사가 회계기준을 위반했다고 결정한 것"이라며 "증선위 결정 내용을 도외시한 채 일방적인 주장을 되풀이하기 보다 상장실질심사 대응 등 투자자 보호에 성실하게 임해달라"고 밝혔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충분히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도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점에 불편한 시각도 나오고 있다. 2차 증선위 당시 핵심 정황으로 떠오른 회계처리 변경시 내부 문건과 관련해 합리적인 대답을 내놓지 못한 상황에서 같은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금융당국의 판단력을 무시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어서다.

 

◇금융당국 "일방적 주장일 뿐"…일각에선 불편한 기색도

 

삼성 측이 정면으로 금융당국의 판단을 반박하는 동력으로는 분식회계 입증이 쉽지 않다는 점이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급회계에 속하는 자회사 회계처리 변경을 통해 분식회계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삼성 측이 의도를 갖고 회계처리 방식을 바꿨다는 증거 없이는 혐의를 입증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에서 1차 증선위를 통해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2차 증선위까지 장고를 거듭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2차 증선위에서 핵심 정황으로 떠오른 회계처리 변경시 내부 문건이 향후 법정 다툼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반박글 가운데 8번 문항을 통해 내부 문건은 단순 검토와 진행중인 내용의 공유를 위한 것이었고 회계처리 변경은 회계법인의 권유에 따라 결정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문건 작성시점까지 파악된 내용들을 정리하여 현황을 공유하기 위한 자료로서 내용상 일부 오류도 있으며, 관련 이슈들을 모두 확인하고 회계기준에 적합한 방안을 찾아가기 위한 논의를 위해 작성된 문서"라며 "중요 회계이슈인 지분법 전환에 대해 회사가 검토중인 내용을 공유하는 과정이었을 뿐 (회계기준 변경은) 회계법인의 권유에 따라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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