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사 저가 요금제 출시에 알뜰폰 전략 ‘저인망’ 영업으로 변화

헬로모바일은 노키아의 ‘8110 4G’ 제품을 오는 27일 정식 출시한다. 모델들이 해당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 사진=헬로모바일

CJ헬로가 이동통신사에 없는는 차별화된 단말기로 마니아층을 공략하는 ‘저인망’ 영업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알뜰폰 특유의 저가 요금제 전략을 바꿨다. 이동통신 3사가 저가 요금제를 잇따라 출시하면서​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헬로모바일에서 단독 출시한 단말기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헬로모바일은 자녀의 학습을 돕는 ‘EBS열공폰’, 명품 리퍼폰 ‘헬로리퍼폰’, 인기 음악 1100곡이 수록된 중장년층 대상 ‘청춘뮤직폰’, ‘블랙베리 시리즈’ 등 특정 연령층을 겨냥한 제품을 연달아 선보였다. 기존 이통사에서 판매하지 않는 기기를 다수 판매하면서 마니아들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

특히 블랙베리 키원과 키투는 지난 7월 출시 당시 삼성전자 갤럭시, 애플 아이폰 등 인기 모델을 제치고 판매량이 가장 많았다. 헬로모바일은 이통 3사와 동일하게 삼성전자, 애플, LG전자 등 유수 제조사의 최신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통상적으로는 갤럭시나 아이폰의 판매량이 가장 많다. ​그럼에도 블랙베리 제품의 판매량이 높았다는 것은 충분히 유의미하다는 평가다.


CJ헬로 관계자는 “갤럭시나 아이폰과 블랙베리는 여러 측면에서 덩치 차이가 난다. 그런데도 블랙베리 판매량이 더 많았다는 것은 괄목할만한 결과였다. 생각보다 블랙베리 마니아층이 두껍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남들과 다른, 차별화된 기기를 선보이면서 헬로모바일만의 특색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헬로모바일은 오는 27일에는 노키아 ‘8110 4G’, 일명 ‘바나나폰’을 국내에 정식 출시한다. 바나나폰은 영화 ‘매트릭스’에서 키아누리브스가 사용해 유명해진 제품이다. 이번에 출시되는 바나나폰은 지난 1996년 출시했던 피처폰 감성에 현대적 디자인과 기술을 더했다. 최근 보기 힘든 슬라이드 디자인, 작은 화면에 통화, 인터넷 접속, 음악이나 동영상 재생 등의 기본 기능만 담았다.


오는 30일에는 레이저폰2를 단독 출시한다. 레이저가 국내 공식 판매 채널을 통해 제품을 유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레이저폰2는 미국 게임 전용기기 전문 업체인 레이저가 만든 게임 전용 프리미엄폰이다. 레이저폰2는 5.7인치 디스플레이와 8GB 램을 탑재했다. 중앙처리장치는 퀄컴 스냅드래곤 845가 장착됐다. 4000㎃h 대용량 배터리도 포함됐다. 헬로모바일 출고가는 100만원선이다.

레이저폰2는 모바일 게임 애호가들이 선호하는 폰으로, 해외 직구를 통해서 구매한 이들도 많다. 직구로 구매하는 가격이 헬로모바일 출고가보다 비싸기 때문에 헬로모바일은 이번 출시로 마니아층을 더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헬로모바일은 ‘단독 출시’를 무기로 여러 제조사와 계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통 3사와 같이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소량으로 계약을 한 뒤 반응을 보면서 추가로 물량을 공급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따라서 재고 부담도 적다. 헬로모바일은 이통 3사에서 대형 제조사의 신제품을 홍보하는 것과 달리 헬로모바일에서만 볼 수 있는 기기를 중점으로 홍보를 벌이고 있다.

이런 노력에도 올해 3분기 헬로모바일 알뜰폰 가입자는 2분기 대비 2만8000명 감소했다. 이통 3사의 저가요금제 출시가 타격이 컸다. 헬로모바일은 이미 이통 시장이 포화 된데다 한정된 모바일 소비자를 놔두고 이통사와 경쟁해야 하는 구도이기 때문에 요금만으로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기기들을 공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헬로모바일은 알뜰폰 업체에서 취약할 수 있는 유통 채널을 보강하기 위해 전국 80개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편의점 CU매장에서는 헬로모바일 유심칩을 판매하고 있다. 헬로모바일은 앞으로도 이통 3사와 차별화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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