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변동금리, 고정금리 역전현상 지속 예상”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창구에서 직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주요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가 혼합형 금리(5년 고정금리)보다 더 높아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보통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고 변동금리 기준 지표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계속 증가하면서 변동금리가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당분간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더 높은 현상이 지속할 것으로 보여 대출자들의 금리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214대 시중은행 금리 자료를 보면 변동금리가 5년간 고정금리가 유지되는 혼합형 주담대 금리보다 더 높게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금리 대출은 시중금리가 변하더라도 이에 대한 위험을 은행이 부담하다 보니 변동금리보다 0.5%포인트가량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국 기준금리 상승 등으로 시중금리가 높아지면서 두 금리 간 격차가 좁아지더니 최근 변동금리가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은 변동금리가 최대 4.65%로 향후 5년 간 고정금리가 유지되는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의 금리(4.55%)보다 높았다. 신한은행도 주담대 변동금리가 최대 4.63%로 고정금리(4.42%)보다 높았다. KEB하나은행 변동금리는 최대 4.40%로 고정금리 4.24%보다 높았고, 우리은행도 변동금리(4.33%)가 고정금리(4.26%)보다 높게 책정됐다.

 

이는 고정금리가 금융채 5년물을 기준으로 삼는 데 비해 변동금리는 코픽스를 기준 지표로 활용하다보니 역전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전국은행연합회가 지난 15일 발표한 ‘201810월 코픽스 공시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93%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38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 기준금리가 내년에도 계속 인상될 예정이고 한국은행 기준금리도 인상될 조짐이 크다 보니 은행 변동금리가 더 높아진 것이라며 변동금리 기준인 코픽스 금리가 증가하면서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금융권에선 변동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어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71.3%에 이른다. 잔액 기준 비중도 70.2%를 차지했다. 또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를 잡겠다고 나섰지만 우리나라 가계빚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3분기 처음으로 1500조를 돌파했다.

 

3분기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14277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85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예금은행 주담대는 4835000억원으로 86000억원 늘어 전분기 증가폭(6조원)보다 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변동금리가 계속 높아지면 가계부채 질이 나빠질 수 있다""금융고객 입장에서는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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