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6거래일째 매도행진…공매도 증가도 부담

네이버가 모바일 화면 개편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 찾기에 나서고 있지만 주가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한달 가량 단행된 액면분할 역시 주가 부양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면서 10만원선 마저 위협받는 중이다. 사진은 네이버가 새롭게 개편한 모바일 베타 화면 / 사진=네이버

​​​네이버가 모바일 화면 개편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 찾기에 나서고 있지만 주가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한달 가량 단행된 액면분할 역시 주가 부양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면서 10만원선 마저 위협받는 중이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는 전일 대비 2000원 (1.79%) 하락한 10만95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거래 개시후 상승전환하기도 했으나 이내 하락으로 방향을 틀었다. 네이버는 지난 14일부터 하락 마감을 이어가는 중이다.

 

네이버 주가 약세의 첫번째 원인으로는 전세계적인 IT 업종 약세가 지목되고 있다. 최근 미국 증시 강세를 이끌었던 대표적인 IT종목들인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5개 종목)이 모두 약세를 보이면서 국내 역시 대표적인 IT종목인 네이버가 힘을 잃었다는 해석이다. 


◇전세계 증시 약세장 도래 우려…IT 업종 조정 현실화 가능성

 

IT종목은 대표적인 성장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증시가 강세장을 연출할 경우 투자자들이 몰리지만, 약세장에 진입할 경우 가장 먼저 조정을 받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지난 10월 국내 증시를 포함해 주요국 증시가 모두 급락하면서 증권가에는 약세장 진입이 이미 현실화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 증시에서 FAANG 종목들은 지난 10월을 기점으로 전고점 대비 급락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전일 종가를 기준으로도 애플은 고점 대비 19.9% 하락률을 기록중이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20.3%, 아마존은 25.4%까지 떨어졌고 페이스북의 주가는 전고점 대비 40% 가까이 하락했다. 

 

미국 증시에서 IT 종목의 하락세와 함께 국내증시에서 외국인들은 IT업종을 내다팔았다. 다만 지난달 급락세 이후 저평가된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들어오기도 했다. 그러나 네이버에서는 외국인들이 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이 5거래일 이상 네이버 주식을 순매도한 것은 지난 6월 이후 5개월만이다. 당시에는 6월 1일부터 10거래일 동안 순매도 행진이 이어졌다. 이날도 장초반 외국인은 매도우위를 기록중이다.

 

액면분할 역시 네이버 주가 하락을 막지 못하고 있다. 액면분할은 이론적으로 주가 상승이나 하락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주가가 높은 대형주의 경우 액면분할로 주가가 낮아지면 개인 투자자가 손쉽게 접근할 수 있어 일시적으로 주가가 상승한다. 그러나 네이버 주가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네이버 주가 약세 장기화 되나…액면분할후 17거래일 하락 마감

 

네이버는 약 한달 전인 지난달 12일 5대1 액면분할을 마무리하면서 분할전 70만원대에 거래되던 주가가 14만원대로 떨어졌다. 이후 27거래일 가운데  17거래일이 하락하면서 10만원대까지 하락했다.

 

주가 약세를 뒤집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을 만족만할 실적이 필요하지만 네이버는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당분간 실적 개선이 나타나기 보다는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네이버는 지난 3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1조3977억원, 영업이익 221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매출액은 16.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9% 감소한 수치다. 신규 사업이나 서비스 초기 투자 비용이 큰 IT 업계 특성을 감안하면 일시적인 수익성 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네이버의 수익성이 올해 들어 계속해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네이버의 올해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2570억원, 2506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분기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1.6%, 12.1% 감소한 수치다. 매분기 수익이 줄어드는 가운데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에 비해 30% 가까이 줄었다. 여기서는 광고 부문의 역성장과 쇼핑검색 및 검색형 상품의 성장률 둔화 등이 부각되면서 위기감이 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에서는 액면분할이나 기업분할 등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에는 변동을 주지 않는 이벤트가 발생해도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나곤 했는데 네이버 투자자들은 실적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공매도 잔고 증가도 부담…모바일 재편에 쇼핑 사업 기대

 

주가 하락이이어지는 가운데 공매도 잔고 역시 늘었다. 지난 15일 기준으로 한국거래소에 집계된 공매도 잔고 금액은 935억원 수준으로 전체 상장사 가운데 24위에 위치하고 있다. 단순 금액만 놓고 보면 조단위 금액이 쌓여 있는 셀트리온이나 삼성전기에 비해 약소한 수준이지만, 수량 기준으로 보면 83만1829주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네이버 역시 현재 사업 모델 내에서는 높은 수준의 성장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모바일 화면 개편으로 새로운 UI를 공개한 상황이다. 이전까지 네이버의 상징이었던 녹색창이 사라졌다는 점에 주목 받았지만 증권가에서는 그보다는 모바일 화면 좌측에 쇼핑 화면을 배치한 점이 부각됐다. 네이버가 향후 쇼핑 사업을 확대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해석이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첫 화면 전면에는 검색창만 남겼지만, 사실상 모바일 화면 양쪽 날개에 쇼핑과 뉴스 콘텐츠를 생성시킨 만큼 쇼핑 사업을 확대시키려는 의지가 확인된다"며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검색 지배력을 기반으로 최대한 많은 판매자를 입점시키고 상품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갖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의 상징이었던 녹색창이 사라졌다는 점 보다는 모바일 화면 좌측에 쇼핑 화면을 배치한 점이 부각되고 있다. 네이버가 향후 쇼핑 사업을 확대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해석이다 / 사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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