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증거‧법리문제 없으면 파기환송 어려워…증선위 판단을 결정적 증거로 볼 수 있을지도 미지수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방북일정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경복궁 주차장에 도착, 주차된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로 분식회계를 한 것으로 결론나면서 재계 시선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3심 재판 파기환송 여부에 쏠리고 있다. 재판이 파기환송 될 경우 재판부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란 전망 때문인데 법조계 판단은 아직 유보적이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회계처리 과정에서 지배력 정당성 확보를 위해 고의적으로 회계원칙을 위반했다고 결론 내렸다. 이는 즉, 삼성합병 과정과 분식회계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더 나아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재용 부회장 승계과정과 연계되는지 구체적 사안은 수사를 통해 밝혀질 사안이다. 일단 지금으로선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증선위 결정은 이재용 부회장 대법원 판결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을 전망이다. 대법원 판결 자체가 12심 과정만을 살펴보는 법리심이기 때문에 증선위 결정은 고려대상 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해당 건이 다시 이 부회장 재판에 영향을 끼치려면 재판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 되는 상황이 전개돼야 한다. 만일 이 부회장 재판이 파기환송 되면 재판에 새로운 변수들이 적용되게 된다.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 증선위 결정과 묵시적 청탁을 인정한 또 다른 국정농단 재판 결과 등이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법조계 인사는 “(파기환송되면)경우에 따라 삼성에버랜드 공시지가 의혹도 재판에 반영될 수 있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로 파기환송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지만 일반적인 파기환송 사례 등과 비교하면 현실화가 쉽지 않은 시나리오라는 것이 법조계 설명이다. 또 설사 파기환송 된다고 해도 결정적으로 증선위 결정이 결정적 변수가 되긴 힘들어 보인다.

 

강신업 변호사는 파기환송은 보통 제출됐던 증거나 법리 등에 문제가 있을 때 이뤄진다또 증선위의 결정은 새로운 증거라고 보기 힘들고 증선위가 그렇게 결정했다고 법원이 그대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파기환송 된다고 해도 무조건 재판 결과가 달라진다고 판단하긴 어렵다고 조언했다.

 

최근 대법원에서 파기환송 조치가 내려진 대표적 사례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관련 재판이다. 대법원은 횡령 등 혐의로 재판을 받은 이 전 회장에 대해 조세포탈 혐의를 다른 죄와 분리해서 심리해야 한다며 재판을 파기환송 시킨 바 있디.

 

한편 파기환송 여부를 떠나 삼성바이오로직스 건에 대해 검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한다면 삼성 그룹 경영 자체에 상당한 경영 리스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부회장이 새로운 먹거리로 키우던 영역인 만큼 상장폐지까지 이어지게 될 경우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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