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커 연은 총재 “12월 금리 인상 올바른지 확신 못해”…‘2인자’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도 ‘더 많은 데이터 의존‘ 주문
미국 내부에서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신중론’이 잇따라 제기됐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점진적 기준금리 인상을 지속하고 있고, 다음 달 올해 4번째로 기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인 만큼 관심이 모아진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현시점에서 오는 12월 기준금리 인상이 올바른 움직임인 지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향후 수주 간의 데이터를 지켜보고,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커 총재는 “올해 초 나는 0.25%포인트씩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했고, 여전히 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향후 1년 반에 걸쳐 우리는 내가 3%로 보는 중립금리까지 천천히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9월 기준금리를 1.75~2.00%에서 2.00%~2.25%로 인상했고, 12월에 1차례, 내년 3차례, 2020년 1차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커 총재는 경제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 없이 잠재성장률을 회복할 수 있는 이상적인 금리 수준인 중립금리를 3%로 판단하고 있고, 현행 금리가 이에 근접해 있다는 의견을 내비친 것이다.
12개 지역별 연은 총재 가운데 한 명으로 중도 성향으로 분류돼왔던 하커 총재는 지난해까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에 참여해왔지만, 올해와 내년에는 투표권이 없다. 다만 그와 같이 ‘신중론’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미국 내 인사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연준 2인자’인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도 지난 16일 미 CNBC 방송에 출연해 연준이 중립금리에 근접했다면서, 경제 데이터에 더 많이 의존해 추가 금리 인상 판단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경제가 잘 돌아가는 상황에서 중립금리에 근접한 정책 범위에서 움직일 때 데이터에 더 많이 의존하는 방향으로 주안점을 바꾸는 것이 적절하다”며 “최소한 내 관점에서는 우리는 특별히 데이터에 의존해야 할 필요가 있는 지점에 와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에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우리는 중립정책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립은 우리가 원하는 지점”이라며 “우리는 아직은 거기(중립금리)에 있지 않을 수도 있지만 (중립금리에 맞는) 잠정적인 접근이 적절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연준 관리 등이 전망에 더욱 신중해지고 있다고 WSJ는 평가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3일 싱크탱크 애스펀연구소 주최 애틀랜틱 페스티벌에서 PBS 대담에 출연해 “금리는 여전히 완화적이나 우리는 중립적인 지점까지 점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중립을 지날 수도 있지만 현시점에선 중립으로부터 한참 멀리 있는 듯하다”고 밝히며 시장에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