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역량 상당부분 사법농단에 집중…내년 초 정기인사 앞뒤로 새로운 사정 가능성 낮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걸린 검찰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요즘 기업들은 서초동에 대한 경계는 살짝 풀어놓은 상황이다. 검찰 역량이 사법농단 관련 수사에 집중돼 기업사정은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년 초 검찰 인사철도 얼마 남지 않아 적어도 올 겨울은 큰 사정없이 넘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검찰 조직 내 최대 이슈는 사법농단 관련 수사다. 검찰은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된 (Key)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구속시켰다. 양승태 대법원장 휘하에 있던 그는 각종 재판에 개입하고 비자금 조성, 법관사찰 문건 작성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의 구속과 함께 사법농단 관련 수사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다음주 부터는 당시 대법관들도 줄줄이 불러 소환조사를 할 계획이다. 그의 구속으로 수사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수사가 더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뜻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 검찰 내 상당 인원이 사법농단 수사에 투입돼 있으며, 또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건에 투입된 검사 수만 7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도면 검찰은 이번 사법농단 건에 승부를 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법치주의 근간을 흔드는 사건으로 여겨지는 만큼 검찰도 상당한 수사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사법농단을 반드시 규명하라고 당부한 바 있다.

 

이처럼 수사력이 한쪽으로 집중되자 재계는 한숨을 살짝 돌리는 모습이다. 적어도 서초동발 사정바람은 좀 덜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한 재계 인사는 적어도 올 겨울 동안만큼은 기업에 대한 검찰의 집중 사정은 덜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인사를 곧 앞두고 있다는 점도 주요 변수다. 내년 초 검찰 정기인사가 이뤄질 예정인데 보통 인사철엔 무리하지 않는 것이 검찰 조직 내 정설이다. 또 인사가 이뤄진다 해도 당분간 검찰 조직은 숨고르기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인사가 이뤄지고 조직이 개편 된다 해도 인수인계하고 조직이 정비돼야 하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서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기업들로선 큰 변수가 없다면 올 겨울까진 검찰사정 걱정을 잠시 덜어도 된다는 해석이다.

 

이미 진행하던 대부분의 굵직한 기업 수사는 마무리 됐다. LG총수일가 탈세 의혹 수사는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등 인사들을 약식기소하는 것으로 끝났고, 삼성 노조와해 의혹도 마무리됐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고발하긴 했지만 현실적으로 바로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다만 변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물산이다.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를 인정함에 따라 공이 검찰로 넘어갔는데 삼성합병 문제 자체로 사태가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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