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울, 미국 내 꾸준한 인기와 달리 내수 판매는 바닥…국내 시장서 애매한 포지셔닝 극복이 관건

 

내년 초 출시 예정인 기아차 3세대 쏘울 티저 이미지. / 사진=기아차

 

내년 초 출시 예정인 기아자동차 3세대 쏘울이 한국과 미국 시장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사다. 쏘울은 전형적으로 미국과 내수 성적이 극명히 갈리는 모델로, 미국 시장 반등과 동시에 박스카 지옥인 국내 시장에서 활약 여부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내년 초 3세대 쏘울을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 전날 신형 쏘울의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으며 오는 12LA모터쇼에서 최초로 선보인다.

 

쏘울은 기아차가 미국에 수출하는 대표 볼륨모델 중 하나다. 올해 들어 지난 10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85839대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92252)와 준중형 세단 K3(84425)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판매고를 올리며 주력 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쏘울은 2017년 들어 판매 감소세가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2014145316, 2015147133, 2016145768대 등 3년 연속 14만대 판매 규모를 유지했으나 2017년에는 115712대로 전년 대비 판매량이 20.6%나 빠졌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까지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4%나 감소했다.

 

기아차는 신형 쏘울을 통해 판매량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쏘울이 미국 박스카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는 만큼 신차효과가 기대된다. 쏘울은 2008년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올해 상반기 누적 판매 100만대를 넘어서는 등 꾸준한 인기를 보이는 점도 긍정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초반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후발주자였음에도 일본 박스카를 제압할 수 있었다실용성과 함께 초반 인기에 대한 관성으로 계속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쏘울이 미국 시장에서 선전하는 것과 달리, 국내 시장에서의 성적은 초라하다. 쏘울의 지난달 국내 판매량은 37대에 불과하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까지 총 607대 팔리는 데 그쳤다. 이는 순수전기차 니로EV10월 한 달 판매량 796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쏘울의 내수 시장 공략 실패 요인으로는 애매한 포지셔닝이 꼽힌다. 디자인도 박스카라고 하기엔 완전한 박스 모양도 아니고, 그렇다고 가격이 낮은 실속형도 아니라는 평가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서도 초기에는 박스카 열풍으로 꽤 화제였지만 어중간한 포지션 탓에 금방 한계를 맞았다해치백도 박스카도 아닌 상황에서 소형 SUV들이 대거 출시되며 시장에서 존재감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쏘울의 국내 시장 성적은 참담하지만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6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돼 나오는 만큼, 새로운 디자인과 이미지 메이킹에 따라 성공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시장에서 인기를 보이는 소형 SUV에 완전히 밀리는 분위기지만 하나하나 따져보면 동력성능에서도 별 차이가 없을뿐더러 적재공간도 더 넉넉하다. 기존 이미지를 탈피하고 소비자에게 어떻게 다가가느냐가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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