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업은행 수익성 지표와 격차 계속 커져

국내 시중은행 대출 창구에서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국내 은행권이 올해 3분기에도 이자이익에 기댄 채 사상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생산성 지표는 반대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신탁 등 자산관리서비스를 강화해 비이자이익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은행권에 컸지만 비이자이익도 거꾸러졌다. 이번 실적이 이자에만 기댄 허울뿐인 결과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은행들은 당기순이익으로 4조1000억원으로 벌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1% 증가했다. 은행권 전체 이자이익은 1년 전보다 6.4% 증가한 10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수익성 지표인 NIM(순이자마진)과 비이자이익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은행들의 평균 NIM은 1.65%로 전년 동기(1.66%)보다 0.01%포인트 하락했다. 이자이익에 기댄 당기순이익이 급증했음에도 수익성 지표는 오히려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NIM은 금융기관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은행 등 금융기관이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나머지를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다.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에서 발생한 수익과 채권 등 유가증권에서 발생한 이자도 포함된다. 순이자마진이 높을수록 은행의 수익이 커진다. 3분기 은행권 NIM이 하락됐다는 것은 은행권이 이자이익으로 외형적 성장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수익성은 정체됐다고 분석할 수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마다 대출 자산건전성을 확보하고 담보가 확실한 대출에만 집중하면서 이자율이 떨어진 점과 저금리 상황, 대출 규제, 저원가성 예금 확보의 어려움이 겹치면서 NIM이 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상업은행의 NIM과 국내 은행권의 NIM의 격차는 계속 커지고 있다. 미국 상업은행 평균 NIM은 올해 2분기 3.35%를 기록하며 국내 은행권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미국 상업은행 NIM은 2016년 말 3.09%, 2017년 말 3.21%, 2018년 1분기 3.28%를 기록하며 매년 상승했다. NIM 정체를 보인 국내은행과 반대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은행권이 이자이익에서 탈피해 장기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신탁과 같은 고객자산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해왔지만 결과는 비이자이익 하락으로 나타났다.

3분기 중 국내은행의 비이자이익은 1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8% 감소했다. 이는 수익증권 판매수수료 등 수수료이익이 1000억원 줄었기 때문이다. 또 신탁이익이 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같아 증가세가 멈춘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내년부터 당국의 가계대출 대책이 은행의 이자이익 증가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내년 은행 수익성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비이자이익, 해외수익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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