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역대 최대 부스 기록…그들만의 잔치에서 벗어나야

지스타 2018 전경. / 사진=넥슨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18’이 올해도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지스타는 역대 최대 부스 규모를 달성하는 등 양적 성장에 성공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해외 게임사의 부재, 중소·중견 게임사의 이탈 등으로 인해 국내 몇몇 대형 게임사들만의 잔치라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몇년간 지스타는 ‘넥스타’라는 별명으로 불려왔다. 넥스타는 넥슨과 지스타의 합성어로, 넥슨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비판에서 나온 용어다. 다행히 올해는 에픽게임즈, 카카오게임즈, 블루홀, 넷마블 등 다른 대형 게임사들의 출전으로 넥스타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배틀로얄’ 장르의 인기에 힘입어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와 펍지 주식회사의 ‘배틀그라운드’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 인기 게임에 편중된 모습은 향후 개선돼야할 점으로 꼽힌다.

지스타는 올해 14회째를 맞이했다.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다. 지스타는 과거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됐었다. 이후 접근성 취약, 숙박시설 부족 등의 문제를 이유로 비즈니스가 불편하다는 업계의 의견이 계속되자 심사를 거쳐 개최지를 부산으로 옮겼다.

지스타는 이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게임 전시회로 자리매김했다. 매년 20만명에 육박하는 관람객들이 지스타를 방문한다. 올해 지스타 역시 전체 36개국 689개사가 참가하는 가운데 지난해(2857부스) 대비 3.8% 성장한 2966부스를 기록하며 역대 성과를 초과 달성했다.

지스타가 양적 성장에 성공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 문제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우선 해외 유명 게임사들의 참여가 사실상 거의 없다. 에픽게임즈가 해외 게임사 최초로 메인 스폰서에 나섰지만 여전히 많은 해외 게임사들이 지스타 참가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리그오브레전드’로 유명한 라이엇게임즈를 비롯해 ‘스타크래프트’, ‘오버워치’ 등으로 유명한 블리자드가 계속해서 지스타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제게임전시회라는 타이틀이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중소·중견 게임사들의 불참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상당수 중소·중견 게임사들이 불참을 선언했다. 게임 빅 3중 하나인 엔씨소프트마저 지스타에 참가하지 않았다. 중소 개발사들이 지스타 참가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 대비 홍보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중소·중견 게임사들의 지스타 이탈은 행사 전반의 다양성을 감소시키고 이는 곧 행사의 재미를 반감시키게 된다. 부스 규모 자체는 커졌지만, 게임 가짓수는 오히려 감소한 셈이다.

중소·중견 게임사 유치를 위한 지스타만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일각에서는 지스타 스스로 게임업체들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현재와 같은 단순 전시회 방식으로는 업체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중소 게임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지스타에 여러번 참여했지만, 사실상 이를 통한 홍보 효과가 크지 않다”며 “특히 최근들어 대형 게임사 위주로 행사가 진행되면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가 더욱 힘들다고 판단, 몇년전부터는 행사에 참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최근 배틀그라운드를 비롯해 여러 게임의 e스포츠가 활성화 되면서 이제는 e스포츠가 지스타 관람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 하는데 성공했다. 아울러 코스프레 대회를 개최하는 등 부대 행사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여전히 다양성 측면에서 개선돼야 할 부분이 많다. 이제는 대형 게임사들의 신작 발표 위주에서 벗어나 관람객들을 즐겁게 해줄 게임 콘텐츠 기획에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10년 넘는 세월동안 사랑받고 있는 게임 전시회는 지스타가 유일하다. 특히 과거와 달리 게임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면서, 매년 관람객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지금처럼 과거의 방식을 답습하는 수준으로는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

기자가 만난 한 관람객은 “게임을 좋아해 매년 지스타를 찾고 있다. 그러나 매년 올때마다 실망을 하곤 한다”며 “매번 올때마다 전년도와 크게 달라진 것 없는 행사가 진행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에는 그나마 e스포츠 경기가 많아져서 볼거리가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며 “이제는 기본적인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