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장 교체 등 대규모 임원 물갈이, 설영흥 고문 일선 퇴진…인적 쇄신 통해 현대·기아차 중국시장 새 판 짜기 강공 드라이브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 그래픽 = 조현경 디자이너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부진한 중국 사업에 메스를 들었다. 중국 사업을 총괄하는 수장 교체는 물론, 20여명에 달하는 주요 핵심 임원들을 대거 물갈이 했다.


사실상 보임 이후 정 수석부회장의 첫 쇄신 인사로,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새 판을 짜기 위해 강공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16일 그동안 중국사업을 담당하던 설영흥 고문을 비상임 고문으로 발령하고, 이병호 부사장을 중국사업총괄 사장으로 승진, 보임하는 등 중국사업본부 내 주요 임원들에 대한 인사를 발표했다.

중국사업본부의 수장은 물론 중국연구소, 지주사, 생산본부 임원 교체 인사를 포함, 중국사업본부 내 모두 20여명에 달하는 임원을 일시에 교체된 이번 인사를 놓고 업계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중국사업본부에 대해 과감한 인사를 결정한 것은 중국에서의 경쟁력 회복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인사는 정 수석부회장이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위기극복과 새로운 도전​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는 게 현대차그룹 안팎의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정 수석부회장 보임 후 지난달 상품, 디자인, R&D(연구개발) 분야에 대해 실시한 일부 임원 인사가 미래 경쟁력 확보 차원이었다면, 이번 인사는 특정 본부에 대한 대규모 인사라는 점에서 시사점이 크다​며 ​정 수석부회장이 자동차산업의 어려운 경영환경을 타개하기 위한 조직 분위기 일신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2016년까지만 해도 중국은 현대·기아차의 최대 판매 시장이었지만, 지난해에는 국내와 미국시장 판매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전체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중국 현지업체들의 공세 등 영향으로 판매가 급격히 하락했으며, 올해도 전년 동기 대비 10% 성장에 그치며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 실적 개선을 압박하고 있는 시장이 바로 중국이라며, 중국에서의 반전 없이는 현대·기아차의 회복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계기로 중국사업본부의 본원적 경쟁력을 제고하고 사업 전반의 시스템을 재구축함으로써 실지 탈환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지난 7월 이뤄진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 총경리 교체 인사에 이어 중국사업본부의 인사 혁신이 진행됨에 따라 향후 현대·기아차의 중국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인사를 통해 현대·기아차는 중국 지주사와 베이징현대, 둥펑위에다기아의 마케팅 조직을 강화해 앞으로 중국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 및 마케팅 역량, 고객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중국 지주사 내에 현대·기아차의 중국 마케팅을 총괄하는 고객경험전략실을 신설했으며,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의 마케팅 라인을 정비했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는 중국시장의 근본적 경쟁력 강화 방안을 새롭게 수립하고 체계적이고 단계적인 중국 전략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중국 소비자 특성을 대거 반영한 볼륨급 신차 개발은 물론, 브랜드 인지도 획기적 향상을 위한 중장기 마케팅 방향성도 정립한다.

아울러 중국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중국 IT 기업들과의 협력도 확대할 계획이다. 또 내년 처음으로 중국 전용 EV(전기차)를 출시하고 수소전기차 판매도 검토하는 등 선도적인 친환경차 기술력을 활용해 신에너지차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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