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대화 시도는 여론 비난 피하기 위한 방편이란 지적 불거져…한국GM 법인 분리는 사실상 막기 어려워

 

한국GM 노조 금속결의대회. / 사진=한국GM 노조

 

산업은행이 법인 분리를 둘러싼 한국GM 노사 갈등 해결을 위해 대화 테이블마련에 나섰지만 회의적인 시선이 짙다. 한국GM의 법인 분리에 대한 의지가 워낙 뚜렷한 데다, 산은이 이를 실질적으로 제지할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또 노조 역시 투쟁 수위를 높이며 노사 특별합의를 강력히 주장하는 상황이라 중재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일각에선 이미 GM(제너럴모터스)이 이긴 게임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산은은 지난 13일로 예정된 산은한국GM노조3자간 대화가 엎어진 후 회사와 노조 따로 대화하는 양자 대화를 추진 중이다. 양자 대화는 한국GM3자 대화를 거부하며 산은에 역제안 했다. 회사 측에서 노조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들을 내걸자 내놓은 방안이다. 노조는 대화 테이블에 특별단체교섭 수용 공개 산은의 지원금 4050억원 지원 중단(노사 합의 전까지) 등을 올리길 원한다.

 

한국GM 관계자는 3자 대화 거부에 대해 법인분리는 다른 기관들로부터 법리적으로나 절차적으로 문제없다고 인정받았다더 이상 대화가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으며, 노조는 산은은 애초부터 3자 대화에 대한 의지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산은은 한국GM과 노조를 어르고 달래는 중이지만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 한국GM과 노조의 이해가 워낙 크게 상충하는 탓이다. 한국GM은 법인 분리에 대한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 했고, 노조가 이를 막을 방법은 불법파업 뿐이다. 노조는 법인분리 논란이 불거진 이후부터 청와대, 국회, 산은, 인천시청 등을 동분서주하며 투쟁 수위를 높여가고 있지만 최근에는 이에 대해 비판적 여론도 형성되고 있다. 특히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인천 부평 지역사무실 불법 점거를 바라보는 업계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산은은 한국GM의 법인 분리 강행을 막기도 쉽지 않다. 소송은 오랜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하고, 출자금 미지급은 현실성이 없다는 평가다. 산은은 지난 58100억원의 세금을 한국GM에 투입하는 대신 향후 10년간 한국을 떠날 수 없도록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중 절반은 이미 지급했고, 올 연말에 나머지 절반인 4050억원을 투입해야 한다. 산은은 4050억원 지급 중단을 고려하겠다며 으름장을 놨지만, 이는 한국GM과의 계약 파기로 이어져 한국시장 철수 명분을 만들어주는 꼴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산은이 추진하는 한국GM 노사와의 대화를 놓고 여론을 의식한 면피용 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산은이 한국GM 법인분리 의도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산은은 한국GM의 법인분리 의도를 알고서도 막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는데, 이를 벗어나기 위해 대화꺼내들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고육지책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산은이 법인 분리를 실제로 막을 수 있어 보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손 놓고 있기만 하면 세금을 운용하는 기관으로서 비판과 비난에서 자유롭기 어렵다할 게 없으니 이거라도 해보자 하는 식으로 대화를 하자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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