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속 3분기 실적 선방 평가…브로커리지 비중 낮은 가운데 IB서 호실적 효과

증시 부진 영향에 증권사들이 저조한 3분기 실적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 증권사가 그나마 실적에서 선방한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이는 이들 회사의 수익구조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에 치우치지 않고 투자은행(IB) 등에 고루 퍼져 있는 상황에서 IB부문의 실적 증가가 이뤄졌던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으로 123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16% 줄어든 것이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9.09% 감소했다. 3분기 영업수익은 1조756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로는 7.8%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23.66% 증가했다.

올해 3분기 실적이 전분기와 지난해에 비해 좋지는 못하지만 대체적으로 예상보다는 선방했다는 평가다. 지난 3분기에는 증시 부진에 따라 국내 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전분기 대비 32.5% 감소하는 등 증권사 전체의 실적 우려가 컸다. 실제 이미 실적을 발표한 KB증권·신한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키움증권 등 4곳의 경우 올해 3분기 순이익이 전분기보다 각각 21.1%, 44.9%, 45.1%, 39%로 크게 떨어졌다.

이 같은 차이는 브로커리지 수수료 이익 감소가 적었던 데다 IB 부문에서 실적이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순영업수익 내 부문별 수익원 비중에서 투자은행이 22.4%를 차지했다. 이는 위탁매매 22.4%와 비슷한 비중이다. 나머지는 자산운용이 21.6%, 자산관리가 13.7% 비중을 나타냈다. 여기에서 투자은행이 포함된 기업금융 부문의 올해 3분기 세전당기손익은 1401억원으로 전분기 1287억원 대비 8.8% 증가했다.

IB부문에서 선방한 다른 증권사도 상황은 비슷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올해 3분기 순이익으로 10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1.6% 감소한 수치다. 그러나 이 역시 다른 증권사와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특히 메리츠종금증권은 자기자본이 3조3000억원 수준인데 이보다 덩치가 큰 KB증권(584억원)이나 NH투자증권(1056억원)보다 3분기 순이익 규모가 컸다.

메리츠종금증권의 IB부문 역시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순익 비중이 올해 상반기 기준 50%를 넘는다. 수탁수수료 수익이 차지하는 비율은 26.9%다. 이러한 상황에서 IB부문 내에서 고른 성장이 이어졌다. NH투자증권은 이날 메리츠종금증권을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위탁매매 수익 감소와 판관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IB와 트레이딩 호조가 이어지면서 컨센서스를 큰 폭으로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증시 변동성 확대에도 일부 증권사들이 IB를 앞세워 실적에서 선방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향후 IB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브로커리지와 같은 수수료 수익은 증시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안정적인 수익창출에 한계가 있다”며 “이미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 비중을 줄이고 IB, 대체투자 등에 힘을 쏟고 있는 실정인데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증시 부진 영향에 증권사들이 저조한 3분기 실적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 증권사가 그나마 실적에서 선방한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그래프는 메리츠종금증권 일봉 차트. / 그래프=키움증권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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