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방송·유료OTT사업자 ‘역차별’ 지적…미디어 스타트업은 ‘상생’ 방향 점쳐

사진=셔터스톡(Shutterstock)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가 넷플릭스가 본격 아시아 시장 진출을 알렸다. 넷플릭스가 외형을 키우면서 국내 콘텐츠·미디어 업계 반응은 두 가지로 갈렸다. 기존 유료방송 OTT 사업자들은 산업 생태계를 혼란시킬 것이라는 우려하고 있다. 미디어 스타트업들은 해외 유통망을 확보하고 상생할 수 있길 기대 중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8(현지시각) 아시아·태평양본부가 있는 싱가포르에서 ‘넷플릭스 시 왓츠 넥스트:아시아를 열고 아시아 시장에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내년까지 한국과 일본, 인도 등 아시아 지역 8개국과 작품 100편을 만드는 것이 넷플릭스의 목표다.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강하다. 빠른 인터넷 서비스를 가졌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영화와 TV 콘텐츠를 소개하는 데 상당한 접근성을 확보했다세계가 한국 콘텐츠를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아시아 지역 전력의 중요한 일부로서 한국에 큰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재빨랐다. 오는 16일부터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제휴하고 자사 IPTV에 콘텐츠를 공급할 예정이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넷플러스 콘텐츠에 맞게 개편한다. 넷플릭스는 이미 지난 2016CJ헬로, 딜라이브와 제휴를 맺고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플랫폼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시장 확보에 나선 셈이다.

 

국내 미디어콘텐츠 업계의 시선은 두 가지 방향으로 나뉘었다. 방송사, 유료 OTT업체 등은 넷플릭스의 아시아 시장 진출을 경계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가진 글로벌 유통망과 자본을 이길 수 없다는 게 이유다.

 

방송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국내 유료방송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불합리한 조건으로 제휴하며 국내 통신인프라를 헐값에 내주려고 한다​면서 넷플릭스는 국내 제작사에 콘텐츠를 하청 주문해 오리지널 이름으로 포장한 콘텐츠를 해외에 유통하려고 한다. 결국 국내 콘텐츠 제작 산업은 넷플릭스의 생산 하청기지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료OTT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는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넷플릭스가 국내 콘텐츠 제작자들과 돈을 더 많이 주는 쪽으로 계약을 하면 대부분 콘텐츠가 넷플릭스로 몰릴 것이라며 결국 국산 콘텐츠들이 넷플릭스로 몰리면서 다른 플랫폼이 죽을 수밖에 없다. 국내 콘텐츠 생태계가 더 혼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디어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의 확장으로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내다본다. 국내 OTT 스타트업인 왓챠플레이는 넷플릭스와 비슷한 사업모델이다. 그러나 넷플릭스와 왓챠플레이의 갖고 있는 콘텐츠 수와 분야는 미묘하게 다르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상생 전략을 통해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한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국내 스타트업 중 넷플릭스의 라이벌은 왓챠플레이 뿐이다. 왓챠플레이는 한국 드라마나 영화 콘텐츠, 넷플릭스는 해외 드라마, 오리지널 콘텐츠에 방점을 둔다. 넷플릭스, 왓챠플레이 둘 다 쓰는 사람은 있어도 하나만 쓰는 사람은 없다결국 같은 OTT라도 넷플릭스가 크면서 국내 미디어 스타트업은 반사효과를 누릴 수 있다. OTT외에 콘텐츠 제작 스타트업도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 진출을 준비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넷플릭스로 인해 유료OTT 시장 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황유선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넷플릭스 유통망을 활용한 국내 콘텐츠들이 해외시장 확보에 앞서나갈 수 있다또한 제작수요 증가로 인해 제작자와 창작자에 대한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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