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선안에 은행 이사회 "자율성 해친다" 반기

대구은행 본사 / 사진=DGB대구은행
DGB금융지주가 내놓은 지배구조 규정 개정을 놓고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 사이에 갈등이 고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배구조 개정안을 놓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모양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지주가 지난 12일 이사회 열어 대구은행 이사회에 19일까지 지배구조 규정 개정과 관련해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라고 요구했지만 은행에선 은행장 선임 기준과 경영 자율성 확보가 먼저 재검토 돼야 한다는 입장으로 이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은행 이사회는 이미 지난 8일 정기 이사회에서 DGB금융지주가 제시한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만장일치로 보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DGB금융지주는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이 징역 1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는 등 은행 감시와 통제를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지주사 권한을 강화한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했지만 은행이 이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DGB금융지주는 은행장의 권한을 줄이고 사내외 이사가 경영 전반을 제대로 감시해 비리의 사슬을 끊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구은행 이사회는 지주사 권한 강화에 따른 은행의 경영 자율성이 훼손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구은행 이사회는 DGB금융지주가 제시한 지배구조 개정안을 놓고 은행장 선임을 위한 세부적 기준을 확정할 것 은행 자율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 자회사 CEO(최고경영자) 후보추천위원회에 은행 이사진이 금융지주 측과 동수로 참여하도록 할 것을 요청했다.

 

한 대구은행 내부 관계자는 위와 같은 3가지 요청을 지주 쪽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의견 차이를 좁혀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지주 이사회는 지배구조 개정안의 기본원칙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은행장 선임 요건 등과 관련해선 협상 여지를 남겨둔 상황이다. 지주사에서는 자회사 최고경영자 추천권을 지주사가 개정안대로 갖지만 은행 이사회와 충분히 협의하며 후보군을 선정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이 인사와 관련해 다투고 있어 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지주사가 은행 등 계열사를 관리하지 못하면 사실상 지주사 경영 지배권이 약화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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