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대책 이후 매수문의 ‘뚝’…“대세하락장의 전조? 좀 더 지켜봐야”

13일 업계 등에 따르면 갭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했던 노원·도봉·강북(노도강) 아파트 시장이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매수문의가 끊기면서 거래절벽이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은 서울 노원구 상계동 소재 상계주공7단지 /사진=길해성 기자

 

거래절벽을 넘어 절망 수준이다노원역 인근 상계주공7단지 아파트 앞 공인중개사 A씨의 말이다. 9·13부동산대책의 여파가 강남과 마포·용산·성동(마용성)을 넘어 서울 외각지역까지 다다른 모습이다.

 

특히 저평가된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몰렸던 노원·도봉·강북(노도강) 지역은 매수문의가 뚝 끊겼다. 거래절벽이 장기화 될 경우 가격 하락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끝물이라고 불리는 노도강까지 무너지면 대세하락장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3일 찾은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에 위치한 상계주공아파트 앞 중개업소들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지하철 4호선 노원역 1분 거리에 위치한 상계주공7단지는 갭투자자가 몰린 지난 7월 말부터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82744000만원이던 전용 49.94의 경우 지난달 295억원까지 호가가 뛰었다. 두 달 새 6000만원이 오른 셈이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수문의자 중 70% 이상이 갭투자자들이었고 부산·대구 등 지방에서 온 외지인들도 적지 않았다수요가 몰리면서 단지 전체가 5000~7000만원 가량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9·13대책 이후 상승세는 멈췄고 매수문의도 자취를 감췄다. 상계주공7단지 앞 한라부동산 관계자는 “9·13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전역 아파트값이 하락장에 접어들면서 추가 하락을 기대하는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7~9월까지만 해도 하루에 40~50통 이상의 매수문의를 받았지만 지금은 하루에 한 통 받기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상황은 창동역 주변 아파트 단지들도 비슷했다. 창동개발과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등 인근에 개발호재가 산재한 창동주공19단지는 5~8월 사이 단지 전체가 1억원(실거래가 기준) 이상 오를 정도로 거래가 활발했다. 하지만 9·13대책 이후 점차 매수문의가 줄더니 현재는 거래가 전무한 상황이다.

 

여기에 매수세가 꺾인 이후에도 일부 갭투자자들이 호가를 올린 것도 거래절벽이 심화되고 있는 이유로 꼽힌다. 창동주공19단지 상가 내 위치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부 갭투자자들이 9·13대책 이후 호가를 1~2억원 이상 올려놨다월세수익보다는 시세차익에 관심이 많은데다 현금 투자자들이라 일단 호가를 내리지 않고 버텨보자는 심리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노도강 지역이 단기적으로 시세가 급등해 피로감이 큰 만큼 당분간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절벽이 장기화 될 경우 집값 하락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근 집값 상승을 주도한 세력이 갭투자자들이라는 점도 변수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노도강 지역은 단기간에 시세가 급등해 피로감이 있는데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도 거래절벽을 야기하고 있어 가격 하락 현상도 함께 나타날 것이다금리인상·경기침체 등의 변수로 인해 집값 약보합세가 지속된다면 부담을 느낀 갭투자자들의 매물도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노도강 아파트 시장의 소강상태가 대세 하락장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그동안 상승폭이 크지 않았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을 포함한 외곽지역까지로 번지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종합부동산세법 국회 통과 여부가 확인될 내달 정도에야 시장의 향방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