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쉽지 않겠다”…기업 관련 정책에 어떤 영행 미칠지 주목

김수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이 1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민운동을 했던 주요 인사들이 기업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로 복귀함에 따라 재계의 긴장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내년에도 정부와 여의도에서 기업에게 훈풍을 기대하기엔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업들의 저승사자로 여겨지던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원래 몸담았던 더미래연구소 정책위원장으로 복귀했다. 그는 복귀하고 얼마 안 돼 여러 개로 나뉘어 있는 정책금융기관을 통합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김 전 원장은 19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할 때부터 기업들의 저승사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런 그가 더미래연구소 원장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에 재계는 당황하는 눈치다. 한 재계 인사는 그의 복귀 소식에 놀랄만한 소식이고 앞으로도 만만치 않겠다고 내다봤다. 사정기관 인사 역시 그의 복귀를 놓고 김 전 원장 복귀로 앞으로 여당에서 대기업에 대한 압박이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가 복귀한 더미래연구소는 단순한 연구소 이상의 위상을 갖고 있다. 실제 정부여당의 주요 정책을 수립할 때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조국 민정수석, 우상호 의원 등 주요 인사들이 이곳을 거쳐 갔거나 여전히 몸담고 있다. 김기식 위원장의 복귀로 기업들은 여의도의 움직임을 더욱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사회수석에서 정책실장으로 영전한 김수현 실장도 기업들을 긴장하게 한다. 애당초 기업들은 장하성 실장의 후임으로 누가 올 것인지에 대해 큰 관심을 기울였다. 소득주도성장을 주도하는 장하성 실장이 바뀌면 기업과 동행하는 기업정책이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허나 김수현 실장이 오게 되자 기대감은 일순 긴장감으로 바뀌었다.

 

한 재계 인사는 김수현 실장이 정책실장으로 온 것은 내년에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오히려 왕수석이라고 불리던 그인 만큼 더욱 본인의 색을 드러내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실장도 이를 의식한 듯 경제 운용에 있어선 경제부총리를 사령탑으로 해 하나의 팀으로 일하겠다. 정책실장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으로서 경제부총리의 활동을 지원하고 뒷받침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지만 기업들의 긴장감은 여전하다. 특히 함께 교체 임명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본인의 색을 크게 드러내기보단 무난한 관료스타일로 평가받는다는 점도 김 실장의 영향력이 경제정책에 끼칠 것이라고 점치게 하는 요소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김수현 실장이 경제부총리를 사령탑으로 일하겠다고 했는데, 그런 발언도 실질적으로 힘이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외부에서 들어왔던 장하성 실장보다 김 실장이 오히려 더욱 정책적으로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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