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설립 두 달 만에 한노총‧민노총 노조 각각 따로 대화…단체교섭권 놓고 조합원 모으기 이어질 듯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포스코 사옥. / 사진=연합뉴스

30년 만에 무노조 경영이 끝난 포스코가 첫 노사 대화에 나섰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소속 노조와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노조가 연이어 대화에 나서는데, 이와 함께 사실상 양대 노조 체제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포스코는 한노총 노조 신임 집행부와 면담을 진행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이 자리에서 한노총 노조는 임금피크제 폐지 문제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포스코 노조 출범 이슈는 민노총과 시작한 새로운 노조가 화제가 되며 시작됐다. 포스코 일부 직원들이 최근 포스코의 새로운 노동조합 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켰고 이후 노조설립을 선언했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 한국노총도 포스코노동조합 재건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노조를 설립하겠다고 밝히면서 양대노조 체제가 됐다.

 

결국 이번 포스코의 노사 대화는 양대노조 체제를 벗어날 수 없는 포스코 노조의 현실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포스코 직원들 대다수가 가입한 한 노조와 대화 테이블을 만든 것이 아니라 결국 아직 나뉘어 있는 두 노조와 따로 상견례를 나눈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포스코 측은 양대 노조를 동등하게 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노조가 출범한지 약 2달이 돼가지만 아직 어느 쪽도 아직 단체교섭권을 획득하지 못한 상황에서 사측은 어느 한쪽하고만 대화를 이어가기는 힘든 상황이다. 법적으로 노조가 2개일 경우 한 쪽이 교섭권을 갖게 되는데 주요변수는 인원수다. 한노총 노조는 조합원수가 5999명이라고 밝힌 바 있으나, 민노총 노조는 아직 정확한 가입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양대 노조가 무리한 세불리기 경쟁을 할 경우 오히려 직원들의 반감을 살 수 있다. 아직 직원들이 굳이 노조에 가입을 해야 할지 망설이는 상황에 이전투구하는 모습을 보이면 오히려 조합원 모집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현재 노조가 만들어져 있는 한 대기업 인사는 안 그래도 노조 가입은 안 하던 곳에선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포스코는 연봉까지 높은 편이니 더욱 사람을 모으기 힘들 수 있다고 전했다

 

포스코의 1인당 평균급여는 8800만원(지난해 기준)이다. 결국 이번 노사 대화 이후 양대 노조는 당분간 계속 한 지붕 두 노조 동거 상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는 13일엔 민노총 노조와 사측의 만남이 이뤄진다. 특히 민노총 노조는 최정우 회장을 비롯한 현직 임원들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상태여서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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