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HEV 구매 보조금 삭제, 토요타·혼다 등 하이브리드 수요 집중…"세제 혜택으로 호조세 유지"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내년 초 정부의 하이브리드차량(HEV) 구매 보조금 삭감을 앞두고 수입 시장에도 HEV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올초부터 HEV 모델로 제품군을 꾸린 일본 수입차 업체들은 이 같은 호조세를 누리며 반짝 반등 효과를 보는 모양새가 됐다. 일각에선 HEV가 대중적인 양산차로 자리 잡힌 까닭에 내년에도 구매 보조금 없이도 기세를 올릴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11일 한국수입차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HEV 판매량은 3865대로 전년 동월 판매량(1735대)대비 122.8% 증가했다. 수입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 역시 8.3%포인트 오른 18.6%로 기록됐다. HEV는 지난 3월 2442대 등록되는 등 판매고를 올리다가 아우디폴크스바겐의 본격적인 가세 이후 판매량이 줄었지만 지난달에만 4000대 가까이 팔리며 단숨에 보폭을 넓혔다.

이에 HEV를 강점으로 내세워 제품군을 꾸린 일본 브랜드 수입차의 반등세도 두드러졌다. 지난달 일본 브랜드 수입차는 총 4756대 팔리며 전년 동기(3636대) 대비 30.8% 판매량이 뛰었다. 같은 기간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가 차지하는 점유율 역시 1.3%포인트 오른 22.9%를 기록했다.

일본 브랜드 중 선두를 달리는 토요타코리아는 이 같은 호조세를 온전히 누린 모양새다. 지난달 토요타는 전년 동기 대비 20.8% 판매량이 늘어난 1341대를 판매하면서, 아우디폴크스바겐을 제치고 업계 4위 자리에 올라섰다. 올해 1~10월 누적 판매량은 1만326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4%나 성장했다.  

업계선 올초부터 확충한 HEV 제품군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토요타는 지난 2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프리우스C를 들여오며 주력 모델인 캠리를 포함, 소형 SUV부터 세단까지 이어지는 HEV 제품군을 형성했다. 특히 캠리 하이브리드는 지난달 466대 팔리며 HEV 베스트셀링카 중 2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지난 6일 출시된 대형 세단 아발론 하이브리드는 판매 실적을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8월 출시된 아발론 가솔린 모델은 지난 4월까지 단 92대 팔리며 사실상 단종됐다. 이에 신형 아발론은 하이브리드 모델만 수입된다. 아발론이 국내 입지가 아직까진 견고하지 않은 까닭에 토요타 측은 연간 1000대 판매량을 목표로 잡았다. 사전계약은 350대를 돌파했다. 

혼다코리아 역시 지난 6월 들여온 어코드의 하이브리드 모델로 판매 실적을 톡톡히 올리고 있다. 혼다는 지난 5월 어코드의 가솔린 모델을 들여온 이후 6월 HEV 모델을 추가로 수입하면서 단번에 판매량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지난 7월 199대, 8월 204대 팔린 데 이어 9월 400대, 지난달 444대 판매되는 등 판매고를 견인하고 있다. 


업계선 연말 시즌 HEV 수요가 급증하는 현상에 대해, 내년 환경부 HEV 보조금의 삭제를 두고 차량 구매 적기란 인식이 일부 반영된 것이란 해석을 내놓는다. 환경부는 친환경차 보급 촉진을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HEV 구매 시 보조금 100만원을 지원해왔다. 그러다가 환경부는 올해 대당 보조금을 50만원으로 줄이고, 내년부터는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HEV가 대중적인 차로 자리 잡으며 목표 보급대수를 충족했다고 판단해서다.

환경부 구매 보조금은 삭제되지만, 저공해차 세금감면 혜택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꾸준한 인기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 HEV는 개별소비세, 교육세, 취득세 등 부문에서 최대 270만원의 세금감면 혜택이 제공되고 있는 까닭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하이브리드카 성장세는 정부의 친환경차 정책 기조와 함께 했다"며 “내년 지급받을 수 있는 대당 보조금이 사라지면서 할인 폭은 미미하게나마 줄어들겠지만, 세제 감면 혜택이 유지될 경우 그 체감 수준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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